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7일 저녁 일본을 방문했다. 이번 ‘긴급 출국’은 최근 반도체 소재 재고가 몇 주를 버틸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상보다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9시께 별도의 수행원 없이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방문 일정과 누구를 만날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또 이 부회장은 이날 앞서 진행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주요 기업 총수와의 만남에 참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한 채 공항을 떠났다.
일본 재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일본 현지의 경제인들과 만나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최소 2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 도쿄에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의 경영진을 만나는 등 일본 재계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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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4일 방한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출장의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신 회장은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주말과 일요일을 일본에서 머물며 금융권과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의 경우, 일본의 이번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직접 연관된 품목이 없어 신 회장이 이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겠지만, 일본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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