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세포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 제조·판매중지 처분을 받자 4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00여일 만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날 종합대책 발표에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와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가 참석했다. 이우석 대표는 “인보사가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아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세포의 유래를 착오했고, 그 사실을 불찰로 인해 인지하지 못한 채 허가를 신청해 승인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보사는 중간 정도 증상(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치료제로 주성분은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시판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성분 중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약 15년간 성분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코오롱 측의 주장과는 달리 식약처 허가보다 4개월 앞선 2017년 3월 2액이 293유래세포였다는 것을 파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투여한 환자 케어 프로그램으로 △거점병원 협약 △안심센터 운영 △인과관계 추적관리 △환자소통 간담회 등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인보사는 허가 후 의약품 성분 논란으로 유통·판매가 중지된 지난 3월 31일까지 438개 병·의원에서 3,707건이 투여됐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현재 1,725명의 인보사 투여환자가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등록을 마쳤다. 유수현 상무는 “전국 주요 지역에 20여개 거점병원을 지정해 환자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상급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거점병원 협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또 식약처에서 밝힌 바와 같이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총 15년 동안 임상시험 수준의 정밀 추적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혹시 모를 인보사의 부작용에 대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신검사, 무릎검사, 조직 병리검사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의약품 안전관리원에 보고하기로 했다. 유 상무는 “장기추적조사를 안내하고 이상 사례 등 전문상담을 제공하는 코디네이터를 운영하고, 잡지와 서신 등을 통해 안심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에서 간담회를 열어 환자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미국 코오롱티슈진과 함께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학자와 학회, 기관 등을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 신약으로서의 가치 등을 추가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오롱그룹 내 제약바이오 관련 3사 대표를 겸임했던 이 대표는 인보사 소송전에 집중하겠다며 지난달 5일 코오롱티슈진 대표에서 사임했으며, 지난달 말 코오롱제약에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이하 기자회견 전문>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이우석입니다.
저희 회사의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가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허가취소 결정을 받아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당사는 인보사 주성분인 1액 세포(연골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전자의 전달체로 사용되는 2액 세포(형질전환된 보조세포)의 유래에 대해 착오했고, 그 사실을 불찰로 인하여 인지하지 못한 채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았습니다. 당사는 이로 인해 식약처의 품목허가취소결정에까지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당사 주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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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는 17년 전 미국의 작은 실험실에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꿈꾸며 태어났습니다. 불모의 땅에 씨를 뿌리는 것 같은 초기 바이오 상태환경에서도 세계의 고통 받는 골관절염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믿음과 벤처 정신을 키워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 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음을 인정합니다. 초기 연구개발과 실험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한 세포확인 기법은 현재의 발달된 첨단기법의 기준으로는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저희의 과오를 용서해달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계 최초 신약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졌다면 보다 철저하고 완벽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달게 받아 마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약처 역시 인보사의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희는 투여 받으신 환자분들에게 그 어떤 문제도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하겠습니다.
앞으로 저희는 인보사의 원 개발사인 미 코오롱티슈진과 협력해 현재 중단돼 있는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학자와 학회, 기관 등을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신약으로서의 가치 등을 추가적으로 검증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시에 그 동안 펼쳐온 다른 사업들과 통증치료제, 항암바이러스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해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겠습니다.
여러분, 저희 잘못으로 인해 그동안 정말 많은 질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인보사의 공과와 그동안 축적된 과학적 성과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이번 품목허가취소와 관련하여 환자, 투자자, 의료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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