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하모(38) 씨는 “첫째가 요새 한창 많이 먹는다”며 “급식을 안한다해서 애가 배고플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2학년 자녀를 둔 A씨도 “걱정은 되지만 오늘은 오후 1시면 수업이 끝나기 때문에 안그래도 하교하자마자 밥을 따로 먹일 생각이다”며 “아침이라도 최대한 든든하게 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등교하는 아이들 가운데는 대체급식에 대비해서 유부초밥을 싸온 아이도, 부모의 채근에 평소보다 아침을 든든히 먹었다고 밝힌 아이도 있었다.
이 학교는 이날 조리종사원 4명이 모두 파업에 참여해 출근하지 않았다. 오전 8시면 급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해야할 급식실은 불이 꺼진 채 비어있었다. 조리종사원들이 착용하는 장갑과 위생복도 소독기 안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대신 같은 시각 급식실 옆 주차장에는 대체급식으로 제공될 빵이 배달되고 있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영양사 홀로 배달된 빵과 음료를 정리했다. 학생들은 이날 정오 대체급식으로 빵과 포도주스를 제공 받게 된다. 각 교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이 학교의 경우 오는 4일부터 조리종사원 4명이 모두 정상 출근하고 이에 따라 급식소도 정상 운영될 방침이다.
지난 2일 교육당국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총 파업을 앞두고 막상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에 근속수당 등 각종 수당 지급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했으나 당국은 기본급만 1.8% 올리는 안에서 물러서지 않자 결국 노동자들은 이날 파업에 돌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전국 10,426개 학교 중 44%인 4,601개 학교가 급식을 중단한다. 이 가운데 3,637개 학교가 빵을 제공하는 등 대체급식을 운영한다. 돌봄교실은 돌봄전담사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대체 투입 등으로 파업기간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