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법규를 위반한 운전자가 단속 경찰관과 승강이를 벌이다가 다쳤다면,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문혜정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4억3,0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도로에서 끼어들기가 허용되지 않는 차로로 끼어들다가 경찰관 B씨에게 적발됐다. 경찰관 B씨의 요구에도 10분 이상 면허증을 제시하지 않다가 뒤늦게 넘겨준 A씨는 범칙금을 부과하겠다는 말을 듣고 다시 반발했다.
경찰관 B씨가 범칙금 부과를 위한 통고서 발부 절차에 들어가자, A씨는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빼앗기 위해 B씨의 제복 주머니와 어깨 등을 붙잡았다. 그러자 B씨는 A씨의 목을 감싸 안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오른쪽 정강이뼈가 부러졌다.
경찰관 B씨는 이 일로 상해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부상으로 인한 손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가 소속인 B씨가 A씨에게 상해를 가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국가에 배상 의무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전후 사정을 종합할 때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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