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노조 측이 산업 위기를 거론하면서도 고용문제 해법에서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친환경차 생산 확대로 생산공정이 단순해지면서 2025년까지 7,000여명의 일자리를 줄여야 할 상황임에도 오히려 1만명을 새로 뽑아야 한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노조의 억지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현대차가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는 국내외에서 주문이 폭주하며 몇 개월째 인도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노조 측의 반대로 증산이 미뤄지고 있다. 사정은 미세먼지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전기버스도 마찬가지다. 한 공장의 일손이 달리면 다른 공장에서도 생산해 납기를 맞추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현대차 노조는 급여가 줄어들까 봐 물량을 다른 공장에 넘겨주지 않고 있다.
이런 나만 살고 보자는 식으로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 GM 등 글로벌 자동차들은 위기 대응을 위해 이미 대규모 구조개편에 들어간 상태다. 어느 때보다 노조의 전향적 자세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자동차 노조는 더 이상 과거의 노동운동에 매달리지 말고 생존 차원에서 생산성 향상에 동참하는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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