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2.6~2.7%로 제시했지만 경제전문가들 중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제전문가의 60%는 우리 경제가 ‘L자형’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지가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5월10일)을 앞두고 7일 대학교수·경제학자·경제연구원장 등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경제정책 평가와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관련해 2.6% 이상으로 답한 응답자는 없었다. 2.2~2.3%가 21명(42%)으로 가장 많았고 2.4~2.5% 12명(24%), 2.0~2.1% 11명(22%) 순이었다.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사람도 6명(12%)에 달했다. 성장률 전망을 놓고 정부와 민간 경제전문가 사이의 간격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망도 비관적이다. 응답자의 62%는 장기 경기침체(L자형)를 예측했고 22%는 현 상태가 유지되다 내년부터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이 가능하다는 시각은 8%에 그쳤다. 눈에 띄는 대목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이다.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해 44%가 올해 수준으로 묶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12%는 인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경제전문가의 56%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내려야 한다고 본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전문가는 “성장동력이 꺼져가는 구조적 위기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념과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투자를 활성화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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