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속한 르노그룹 지역본부 회장이 지역 내 100개 국가 가운데 첫 행선지로 한국을 지목했다.
르노삼성차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으로 ‘생산 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르노그룹의 지역 책임자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노조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지역본부 수장이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차의 노사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그룹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은 지역본부 소속 임직원 2만1,000여명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르노삼성차는 이달부터 그룹 내 소속이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에서 AMI태평양 지역본부로 변경됐다.
캄볼리브 회장은 메시지를 통해 AMI태평양 소속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먼저 언급했다. AMI태평양 지역본부는 3개 대륙, 100개 이상 국가를 포함하고 전 세계 인구의 약 56%인 43억명이 거주하며 한 해 신차 판매량이 1,200만대에 이른다.
캄볼리브 회장은 특히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역본부 내 주요 제조 국가 및 수출 국가를 소개하며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했고 지역본부 개편 후 첫 방문지도 르노삼성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AMI태평양 지역본부는 한국 등 수출 국가들이 처해 있는 수출 지역 확대 문제를 도울 수 있는 실무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AMI태평양 지역본부 가운데 주요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곳이다. 용인에 위치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옛 르노삼성차 중앙연구소)는 그룹 내 핵심 연구개발 기지로 D세그먼트 차량의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은 르노그룹의 D세그먼트 차량 판매에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르노그룹이 선보인 D세그먼트 세단 탈리스만·SM6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꼴레오스·QM6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판매량의 각각 52%와 33%가 한국 시장에서 팔렸다.
한편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르노삼성차 노사는 이번 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사측은 협상 타결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달 프리미엄 휴가를 활용해 공장 가동을 추가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