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활 이끈 디자인팀 줄줄이 퇴사

디자인팀 직원 3명 퇴사 결정

콘텐츠 중심으로 사업 전환하며

직원 구성에 변화준 것으로 해석

T모바일 스토어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블룸버그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의 혁신을 이끈 대표 제품들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주요 직원들이 애플의 사업전략 변화와 맞물려 줄줄이 퇴사를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 디자인팀에서 35년 이상 경력을 지닌 리코 조컨도퍼와 대니얼 드 이얼리스가 최근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10년 이상 애플에서 일해 온 줄리언 호니그도 몇 달 안에 퇴사할 계획이다.

조컨도퍼는 “애플 디자인 팀에서 일한 것은 특권이었다”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 이얼리스와 호니그는 퇴사 배경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애플 디자인팀은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1997년 회사에 복귀했을 때부터 애플 사업 부활의 중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ID’라는 약칭으로 불린 디자인팀은 캔디 컬러를 입힌 아이맥을 디자인해 단숨에 미국 베스트셀링 컴퓨터를 탄생시켰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도 모두 이 팀의 작품이다. 잡스 역시 디자인팀을 제품 개발 과정의 핵심으로 보고 주요 결정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퇴진을 두고 애플이 맥이나 아이폰에서 증강현실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새로운 사업으로 옮겨가는 시점에서 나온 타당한 변화로 해석했다. WSJ은 “핵심 디자인팀 멤버들의 퇴사는 신제품 출시가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고 애플이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작년 4·4분기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액과 수익이 감소했다. 이에 지난달에는 동영상과 비디오게임, 잡지 등을 구독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며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었다.
/전희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