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주요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의 창립자 궈타이밍 대만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이 대만총통직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17일 연합보 등 대만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궈 회장은 이날 중국국민당 당사를 방문해 내년 1월 치러질 대선을 위한 국민당 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간 대만에서 국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는 한궈위 가오슝시장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 시장은 아직 대선 출마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만에서는 여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 국민당의 한 시장, 무소속인 커원저 타이베이시장이 차기 총통 자리를 놓고 4파전 양상을 보여왔는데 이번 궈 회장의 출마 선언으로 판도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궈 회장이 총통 선거에 출마하게 되면 폭스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여 폭스콘그룹의 경영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궈 회장이 세운 훙하이정밀은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다. 중국 본토의 여러 공장에서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를 대량 고용해 아이폰 등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은 훙하이정밀의 자회사이며 애플의 최대 협력사이기도 하다.
궈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훙하이정밀 주가가 40%가량 급락하며 최고 부호 자리에서 밀려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만의 대표 부자 기업인으로 자리 잡고 있어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대만판 트럼프’가 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