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홍역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뉴욕시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강제적인 백신 접종명령을 내렸다. 지난 2000년 홍역이 사라졌다고 종식 선언을 했지만 일부 유대인들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면서 최근 몇 년 간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홍역 발병에 따른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브루클린의 특정 지역에 대해 강제적인 백신 접종명령을 내렸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로 뉴욕시에서만 최소 28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2명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1991년 이후 최대 인원이다.
홍역의 확산은 주로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지역의 초정통파(ultra-Orthodox) 유대교 구역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유대인은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엄격한 교리를 따르는 일부 그룹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을 거부한 탓에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홍역이 다시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강제적인 접종명령이 내려진 지역에서 백신을 거부하면 최고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윌리엄스버그에서 회견하고 “이곳은 홍역 발병의 진원지로서 즉시 대처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대책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전국적으로 올해 들어서만 46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뉴욕시 근교인 뉴욕주 록랜드 카운티에서도 150명 이상 집단 발병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된 바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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