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규(55·사법연수원 19기·사진) 부산고등검찰청장이 아시아 지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제검사협회(IAP) 회장에 당선됐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국제검사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서 황 고검장이 아시아 지역 부회장으로 출마해 최종 당선됐다고 9일 밝혔다. 국제검사협회는 180개국 검찰이 가입한 세계 유일의 검사 간 국제기구로 공정한 검찰권 행사, 상호 제도 공유, 국제협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지난 1995년 출범했다. 사무국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다. 황 고검장은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연례총회에서 정식 취임한다.
선거에서 프랑스 고검장(유럽 대표), 모리셔스 검찰총장(아프리카 대표) 등과 경쟁한 황 고검장은 국제검사협회에 대한 한국 검찰의 기여도를 적극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맞섰다. 특히 해외불법은닉재산 환수, 해외도피자 검거에 대한 각국 검사 간 공조 강화 등 앞으로의 업무 계획과 국제검사협회의 서구 중심 회장 배출 관행 개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 과반에 1표 부족한 13표를 획득한 뒤 양자 대결로 치러진 최종 선거에서 17표를 얻어 10표를 얻은 프랑스 후보를 따돌렸다.
황 고검장은 국제검사협회 회장 취임 기회를 활용해 전 세계 검찰과 적극 교류하면서 해외불법은닉재산 환수, 해외 도피자 검거, 증거 교환 등에 대한 각국과의 형사공조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각국의 우수한 검찰 관련 법과 제도를 공유해 검사 교환 프로그램 실시 등 젊은 검사들에 대한 교육훈련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국제검사협회 회장은 상근직이 아닌 만큼 황 고검장은 국내 업무와 국제 업무를 병행할 예정이다. 검찰 내 대표 ‘국제통’인 황 고검장은 오는 7월말 예상되는 차기 검찰총장 인선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국제검사협회 회장 당선으로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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