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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사망원인, 폐 굳는 '폐섬유증'에 무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사망 원인으로 거론되는 폐 질환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조 회장은 평소 폐가 굳어지는 대표적 질병인 폐섬유증(폐섬유화증)을 지병으로 앓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계영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폐섬유증은 간이 굳어가는 간경화처럼 폐가 만성적으로 섬유화되면서 굳어가는 병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피웠던 남성 노인에게 주로 발병해 호흡곤란 등을 일으킨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 “폐섬유증은 30~40%가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사망하고 60~70%도 5년 생존율이 낮아 폐암만큼 무서운 질환”이라며 “최근 두 가지 신약이 나왔지만 섬유화 속도를 약간 늦춰줄 뿐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미국 메이요클리닉)




가만히 있으면 숨이 차지 않다가도 움직이거나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차는 운동성 호흡곤란, 기침 등이 주된 증상인데 경증부터 중증까지 정도가 다양하다. 폐섬유증은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특발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바이러스, 담배 연기, 석면 등 유해물질, 유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며 폐를 손상시키는 물질을 많이 흡입하는 광업·농업·건설업 종사자, 흉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면역질환자 등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에 따른 폐렴, 스트레스 등으로 증상이 급성으로 악화할 경우 숨을 쉬지 못해(호흡부전) 사망할 수도 있다. 호흡곤란은 물론 저산소증·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도 하는 등 경과가 좋지 않다.



폐섬유증은 대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과 증상으로 어렵지 않게 진단된다. 폐를 조직검사해 벌집 모양과 일정하지 않은 모양 등이 나올 때 진단하기도 한다.

폐섬유화는 장기간의 염증 반응 등으로 폐의 공기주머니인 폐포(허파꽈리)와 주변 조직에 흉터가 생기면서 두꺼워져 호흡곤란은 물론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기능도 떨어진다. 폐 속 기관지 맨 끝에 포도송이처럼 붙어 있는 폐포의 모세혈관을 지나는 혈액 속 적혈구는 체내에서 생산된 이산화탄소를 운반해와 이곳에 버리고 산소를 취해 온몸으로 산소를 운반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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