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에 사는 직장인 남모씨는 최근 쌀 냉장고를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평소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기 보다는 외식이나 배달 음식을 자주 먹었는데, 주말에라도 건강하고 밥맛이 살아있는 제대로 된 한끼를 먹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입맛이 없어지는 봄을 맞아 잡곡, 기능성 쌀 등 ‘밥맛’을 좋게 해 주는 제품과 집밥에 가까운 고품질 간편 가정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집에서 밥을 먹는 이들이 늘며 한 끼를 먹더라도 건강하고 맛있게 먹으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영양과 밥맛을 높일 수 있는 잡곡류 판매가 급증했다. 수수·기장은 55%, 콩은 52%, 팥·서리태·백태(14%)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항산화, 독소 배출, 저칼로리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기능성 쌀을 찾는 이들이 늘며 쌀을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 만든 홍국쌀 등 기능성 쌀 판매도 15%나 증가했다.
쌀이나 밥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주방용품도 판매가 늘고 있다. 쌀 냉장고 판매는 2배 이상 늘었고, 밀폐력이 우수한 쌀통·잡곡통(15%)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밥 보관용기(10%)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요리가 서투른 이들도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집밥의 맛을 일정 부분 구현해 내는 간편 가정식 요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GS리테일(007070)에서 지난 2017년 12월 첫 선을 보인 ‘심플리쿡’은 현재 하루 최대 3,000개까지 판매되는 등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2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80만개를 넘어섰다. 출시 초기 한 달 간 하루 평균 판매량이 200여개에 불과했던 심플리쿡은 갈수록 판매수량이 늘어나 올해 들어 하루 평균 판매량이 2,000개 이상으로 10배까지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3월 6일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배나 증가했다. 심플리쿡 제품은 요리에 필요한 육류, 야채, 소스, 육수 등 모든 식재료를 칼질도 필요 없이 바로 조리 할 수 있는 상태로 정량만큼 포장해 상세한 레시피와 함께 제공된다. 육수나 소스를 제외한 모든 식재료를 요리에 적당하게 다듬어 신선한 상태로 포장해서 제공함으로써 간편하게 전문점 셰프 요리 수준의 맛과 식감을 살릴 수 있다는 평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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