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첫 만찬을 시작으로 1박2일간의 핵 담판에 돌입한다.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 하노이호텔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만찬에 이어 28일 단독회담-확대회담-오찬-공동성명으로 이어지는 총 다섯 차례 이상의 만남을 가질 듯하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열린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0일 만이며,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킬 파격 행보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는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통해 북미관계를 복원하는 한편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사찰·검증 등 ‘단계적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비핵화 시간표’가 도출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북미 정상의 스타일과 만남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예상을 뛰어넘는 ‘돌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오후 8시57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0시57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도착했다. 그는 출국 직전 트위터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현명한(wise)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비핵화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전용열차로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로 직행했다. 이후 하노이 북한대사관을 방문했다. 장장 66시간의 ‘열차 행군’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놓을 비핵화 조치를 최종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55년 만이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도착한 이날 노동신문은 “북남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며 온 겨레가 북남관계 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하노이=정영현기자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