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을 따라 뷰티 상품을 구매하는 ‘모방 소비’가 대세다. 군소 브랜드로 취급됐던 인플루언서 브랜드들이 올해도 뷰티 시장의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예상될 가운데 위협을 느끼는 기성 뷰티 브랜드는 ‘초고급화’ 등을 내세우면서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플루언서 브랜드 날고 ODM 업체도 덩달아 매출 급증=최근 중소 뷰티 업체가 급증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는 지난 2014년 4,853개에서 지난 2017년 1만 79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인플루언서 브랜드들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올리브영에 지난 2016년 말께 입점한 대표적인 스타일난다의 ‘3CE’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7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보다 더 늦게 입점한 임블리의 ‘블리블리’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58배 신장하기도 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SNS,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들이 선보이는 화장품 브랜드에도 고객들의 관심이 급격히 쏠리고 있다”며 “이들은 인플루언서의 인기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과 제품력도 갖추고 있어 올해에도 그 인기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롯데면세점에 잇달아 입점한 ‘바이애콤’ 등 신생 브랜드들도 스타 브랜드 등극을 예고 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 대부분은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제품을 대신 제조(ODM·OEM)해주는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오른 이유다. 국내 양대 ODM 화장품사로 꼽히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전년보다 40%·60%가량 늘 것으로 추정된다.
◇위협 느낀 기성 브랜드 ‘각자 도생’ =매년 평균 두자릿수로 늘어나는 군소 브랜드들에 위협을 느끼는 대형 기성 브랜드들은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고급화를 넘어선 ‘하이엔드화’를 선언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와 마케팅 전략이 가장 효과적으로 먹힐 수 있는 프레스티지 고객층을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럭셔리 브랜드들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눈높이가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일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내 프리미엄 제품군인 ‘진설 라인’을 재출시했다. 백화점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뷰티클래스 및 라이프스타일 마케팅도 진행하며 설화수를 하이엔드 브랜드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설화수 관계자는 “진설 라인의 핵심 구매층인 안티에이징 고관여 고객군은 국내 화장품 시장 25%를 좌지우지 하는 로열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12월 ‘제 2의 후’로 키울 ‘수(秀)한방’을 론칭했다. 기존 한방화장품 럭셔리 브랜드인 ‘사가秀’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수려한秀’을 합친 패밀리 브랜드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 다른 채널에서 선보였던 두 브랜드를 한데 선보이는 ‘수한방 플래그십 스토어’도 연내 오픈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같은달 ‘비디비치’ 내 최상위 스킨 케어 라인인 ‘뉴오더’를 론칭했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두 배 가량 높다.
인플루언서 브랜드와 대형 뷰티업체 사이에 낀 로드숍 브랜드들은 더욱 안간힘을 쓰고 있다. 1호 로드숍 브랜드 ‘미샤’도 고급화 트렌드에 맞추는 한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 브랜딩과 점포 확장을 진행 중이다. 미샤는 지난해 704개였던 매장을 올해 750개로 늘린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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