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최고 수준인 중국의 과다한 부채가 세계 경제의 잠재적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19년 글로벌 경제·금융 주요 이슈 및 전망’ 설명회에서 김권식 신흥국 팀장은 “중국의 주된 외화유입 경로였던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줄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양적 완화 자금이 퍼져가며 신흥국 부채가 급증했고 상당 부분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신흥국 부채는 2008년 말 18조7,000억달러에서 2018년 1·4분기 말 58조5,000억달러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기업 부채는 21조7,000억달러 늘었는데 증가분 가운데 중국이 78.8%를 차지한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 정상화 등으로 유동성 축소가 이어지며 빚이 만든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한계에 봉착했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어 부채 문제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빚 부담은 민간 투자 억제와 한계기업 파산, 경제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며 세계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나홀로 장기 호황을 이어온 미국도 내년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미중 간 무역분쟁도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돼 세계 경제가 ‘돌드럼(Doldrums·적도 부근 무풍지대)’에 빠져 표류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산업 측면에서는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가 오는 2019~2020년 둔화 국면에 진입하고 자동차·조선 업황 개선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보호무역과 대중영합주의로 국제사회의 불협화음이 커지는 부분도 위험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국제금융센터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주요 기관 예상치인 3.7%보다 0.2%포인트가량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완 금융시장실장은 “국제금융시장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주가 약세, 금리 상승과 더불어 달러화와 국제유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