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시간이 앞당겨짐에 따라 오후7시에서 8시 사이에 저녁 외식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 자리가 2차는커녕 1차에서 끝나는 조직 문화가 정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요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해 내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신한카드가 외식 결제자료를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오후5~10시 중 외식업 카드 결제가 가장 많은 때가 지난 2012년에는 오후8~9시(29%)였지만 올해의 경우 오후7~8시(26%)로 1시간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저녁 외식 시간은 전반적으로 빨라졌다. 오후8시 전에 외식하는 비중이 2012년 절반 이하(49%)에서 올해 59%로 10%포인트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오후6~7시가 15%에서 20%로 5%포인트나 올랐으며 오후5~6시도 9%에서 13%로 4%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오후9~10시는 23%에서 16%로, 오후8~9시는 29%에서 25%로 하락했다. 신한카드는 2012년, 2015년, 올해 각 3·4분기 외식 결제자료 1억8,000만건을 통해 외식 시간 변화 모습을 분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과거 늦게까지 이어지던 술자리 문화가 줄어들고 일찍 귀가해 자기만의 여가를 즐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3040세대가 저녁 시간을 앞당기는 데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경우 오후5~8시에 외식하는 비중이 올해 57%로 2012년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했다. 30대 또한 같은 기간 46%에서 56%로 높아졌다.
이처럼 비교적 이른 시간에 회식 등 저녁 외식을 하는 경향이 생겨남에 따라 요식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자영업 경기가 크게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시장경기동향은 올 5월 72.0에서 7월 52.1로 급락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회식 문화 변화로 인한 매출 감소 등으로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가 가장 먼저 내수 부진의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식업은 자영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외식 문화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내수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전6~9시에 아침을 사 먹는 경우는 크게 늘었다. 2012년과 올해 외식 이용 건수를 비교하면 아침 외식 건수가 67.5%나 증가해 점심(50.4%)이나 저녁(33.2%)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상 아침 외식이 87.7%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40대(64.9%), 20대(65.8%), 30대(58.0%) 순으로 뒤를 이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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