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최근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 초 진행될 재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완전 민영화’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재상장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중 한 곳이다. 지주사 전환 작업에 따라 우리은행은 상장 폐지되고 우리금융지주가 대신 유가증권 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1대1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주들도 지주회사가 되는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아 주주 구성이나 기업가치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재상장 목표일은 내년 2월13일이다. 지난 2014년 11월 민영화를 위해 지주사를 해체한 지 약 4년 만이다. 우리금융은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사로 출범했지만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해체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보험) 등 알짜 비은행 부문 계열사를 매각했다.
관건은 향후 기업 가치다. 핀테크의 확산과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경쟁 환경이 급변하면서 현재의 은행 체제하에서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은행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20%로 자회사 출자가 제한돼 있어 비은행 부문 확장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지주사의 경우 자기자본의 130%까지 출자할 수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주사 출범 이후에는 우리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목표는 ‘완전 민영화’다. 정부는 2016년 IMM PE와 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과점주주에 지분 27.22%를 매각해 민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주식 18.4%를 보유하고 있다. 과점주주는 각각 5% 내외의 주식을 갖고 있어 정부가 사실상 최대주주다.
재상장 이후의 주가 부양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사 전환 완료 이후 우리은행 보유 잔여 지분 매각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도 “지분 매각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의 완전 민영화가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주식 매입 평균단가는 1만4,300원이다. 우리은행 주가는 4월 이보다 낮은 1만3,000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1만5,800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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