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사진) BNK금융그룹 회장이 “내년부터는 직접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다니며 글로벌 사업도 챙기겠다”고 말했다. 취임 1년간 어수선했던 조직을 다잡고 내실경영에 힘썼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및 비은행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힘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된다”며 “내년에는 새로운 중장기 경영계획을 들고 해외 투자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은 PBR이 0.36배로 금융권에서도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꼽힌다. 금융지주사가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연초대비 주가가 20~30% 떨어지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은 직접 해외에서 주요 주주를 만나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 방향에 관해 설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싱가포르와 미국 IR 후 다음달에는 일본 IR에 나서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미국 IR을 진행했다.
특히 은행 중심 성장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비은행 계열사의 외형 확대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김 회장은 “기존에 진출하지 않은 보험·부동산신탁사 등의 분야에서 인수합병(M&A)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해외 부문 진출을 위한 조사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금융영토 확장 전략에도 공을 들일 방침이다. 이달 초 BNK캐피탈은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을 개소하며 오토 금융 및 소액금융 특화 상품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고 미얀마에서는 올해 지점을 20개로 확대해 영업권을 미얀마 전역으로 넓혔다. 김 회장은 “카자흐스탄은 지리적으로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인접 국가로 진출하는 데 카자흐스탄 법인이 허브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4개 국가에 진출한 BNK캐피탈은 차후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BNK부산은행은 2개(중국 칭다오, 베트남 호찌민)의 영업점과 3개(미얀마 양곤,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의 해외 사무소를 거점으로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고 라오스에서는 부산은행과 BNK투자증권의 복합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외 경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전성 중심의 내실경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과거 집행한 여신들의 부실화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곳’을 공략해 위험 부담을 줄이고 양보다는 질에 맞춘 성장 중심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경우 대면 거래가 줄어들고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점포 운영 전략에도 고민이 많다. 김 회장은 “지방은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있어 무작정 점포를 없애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정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