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리한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구조조정이 우려돼 온 가운데 현대카드가 400명의 인력 감축에 나선다. 카드업계는 업계 전반으로 감원 등의 구조조정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올 상반기 현대카드의 경영체질 개선 컨설팅 작업을 통해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총 400명의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워 단계적으로 인력을 줄일 필요성이 있다”며 “희망퇴직만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창업을 위한 ‘CEO플랜’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브랜드와 디지털을 제외한 나머지 부서가 대상으로 현대카드에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의 정규직 규모는 각각 1,775명, 1,855명, 469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후폭풍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전업카드사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은 수수료 인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하는 등 매년 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다. 특히 금융당국은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카드수수료를 내년에 1조원 중반대 규모만큼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점차 고사 위기에 내몰리는 처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끊임없는 수수료 인하 압박에 내몰리다 결국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줄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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