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진 민생, 경제문제 해법으로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포용국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언급하며 기존 방향을 꿋꿋이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함께 잘 살자는 꿈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동력이 됐다”며 “잘 살자는 꿈을 어느 정도 이뤘으나 ‘함께’라는 꿈은 아직 멀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다수 서민의 삶은 여전히 힘겹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발전된 나라 중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라고 말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제분야의 급선무임을 강조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는 대증요법이 아닌 경제적 체질 개선이라는 근원치유를 제시했다.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복지를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기존의 성장 방식을 답습한 경제기조를 바꾸지 않아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언급이 이러한 맥락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을 둔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정부의 기존 경제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경제 토양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일자리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용 지표가 더욱 악화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전체적 방향은 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체질과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는 말로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는 대신 긴 호흡으로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는 정책에만 무게중심을 두지 않았다. 연설 중 ‘경제’라는 단어를 총 27번 말한 문 대통령은 ‘포용’(18번), ‘함께 잘 살자’의 ‘함께’(14번)보다 ‘성장’(26번)을 더 많이 언급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를 육성하는 등 기업의 혁신을 촉발해 경제발전을 꾀하는 공급 중심의 성장 정책인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통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게 돕고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대폭 늘린 혁신성장 예산을 자세히 소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문 대통령이 현 정부의 3대 경제 기조 중 혁신성장의 중요성을 보다 두드러지게 부각한 점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예산 투입과 함께 혁신성장에 한층 무게를 실음으로써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를 포함한 경제정책 기조 3축의 조화를 통해 근원적 경제체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확인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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