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보다 신입 직원을 1,000명 이상 더 채용하기로 했다. 상반기 은행권을 중심으로 지주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금융 당국이 신규 채용을 압박해 나타난 결과다. 지주사들은 올해 점포 수도 거의 줄이지 못해 금융회사들의 건전한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BNK·DGB·JB·한국투자·메리츠 등 국내 9개 금융지주사는 올 상반기 7조7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2% 증가한 성적이다.
권역별로 보면 은행권이 같은 기간 16% 증가한 5조1,795억원의 순익을 내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고 금융투자(1조3,079억원)도 20%에 이르는 실적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보험(4,955억원)과 비은행(9,643억원)은 실적이 감소했다. 은행권과 금투업권이 금리 및 자회사 수수료 상승효과를 본 반면 보험과 카드업 등은 당국 규제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신규 채용은 대거 늘리기로 했다. 올 하반기 중 2,749명을 더 뽑아 올해 총 3,734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2,565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45.6%나 채용 규모를 늘린 셈이다. 전체 점포 수는 지난해보다 8개 늘어난 7,148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반기 전체 금융지주의 총자산은 2,006조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고 자본적정성 지표인 총자본 및 기본자본, 보통주자본 비율은 각각 14.49%, 13.11%, 12.56%를 나타내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또 부실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7%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 감소했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같은 기간 103.86%에서 114.75%로 상승했다. 금융지주의 덩치와 실적이 모두 불어난 가운데 건전성도 개선된 셈이다. 서정호 금감원 금융그룹감독실장은 “금융지주들이 외형확대 경쟁 대신 내실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금융환경 변화에 발맞춰 실적이 괜찮을 때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