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사진) KB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은 압도적인 1위가 되고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1위에 근접하는 확실한 2위가 될 수 있도록 계열사별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 ‘깔딱고개론’을 설파해온 윤 회장이 창립기념식에서도 강조한 것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윤 회장은 21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재무적으로 2위와 20~30%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며 리딩금융그룹의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어 그는 “1등 금융그룹의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받는 확고한 리딩금융그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이날 기념사는 최근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지분 59%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아시아신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리딩금융그룹의 경쟁이 가열된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쟁자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묵묵히 우리만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1년 전 창립 기념사에서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인오가닉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준비할 것”이라며 M&A 의지를 밝혔던 윤 회장은 이날은 별도 M&A 구상을 내비치지 않았다.
윤 회장은 아마존의 사례를 들어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빠른(Fast)’ ‘쉬운(Easy)’ ‘간편(Simple)’한 고객 중심의 KB가 되자”고 당부했다. 그는 또 “신속하게 판단하고 실행하는 KB만의 ‘애자일(Agile)’한 조직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고객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혁신해나가야 한다”면서 “‘원펌 원KB(One Firm, One KB)’가 돼 12개 계열사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