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B1A4(비원에이포)의 메인보컬 겸 배우 산들이 7년차 뮤지컬 배우로서 각오를 드러냈다.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개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산들은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 패싱을 탈피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2년 장유정 연출가의 ‘형제는 용감했다’로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 산들은 여러 작품을 해 갈수록 “뮤지컬 배우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보실 수 있을 정도로 든든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대 위에 오른 아이돌을 보시고, ‘이 친구가 괜찮네’라는 말만 들어도 좋을 듯 해요. 아이돌이 출연해서 보지 않는다? 마음 아프지만 저희가 정말 노력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뮤지컬을 하는 아이돌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산들은 당찬 각오로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준비에 한창이었다. ‘아이언 마스크’는 17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세월이 흘러 총사직을 은퇴한 삼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와 총사 대장이 된 ‘달타냥’이 루이 14세를 둘러싼 비밀을 밝혀내는 모험을 담아낸 작품이다. 산들은 작품에서 프랑스 왕이자 허영심이 많고 독선적인 ‘루이’와 루이의 쌍둥이 동생 ‘필립’ 역을 맡아 1인 2역 도전에 나선다. 장동우(인피니트), 이창섭(비투비), 켄(빅스)이 같은 역에 캐스팅 됐다.
도전을 즐기는 그 답게, 한 무대에서 2개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지킬 앤 하이드’ 이상의 변신을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삼총사’ 그 이후 이야기란 점도 호기심이 생기게 했지만, 1인 2역이라는 점이 가장 끌렸어요. 순식간에 바뀌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잘해내고 싶어서 역할이 욕심이 났어요.“
무대 위 ‘루이’와 ‘필립’은 극과 극의 성격을 지닌 캐릭터. 특히 악역인 ‘루이’는 그의 연기 열정을 불태우게 했다.
“루이는 무대 위에서 성격이 확확 바뀌는 인물이에요. 루이는 모든 사람을 내려 보면서 짓누르는 카리스마, 특히 백성들에게도 ‘내가 준 것이니 너희는 쓰레기를 먹더라도 고마워해야 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거든요. 아무래도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죠. 루이의 태도가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연습을 하면서는 1인 2역이라기보다 이중인격 같다는 느낌을 받았죠. 1인 2역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완벽하게 다듬어서 많은 분들이 루이와 필립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산들의 롤 모델은 가수 임창정이다. 임창정이 출연한 창작 뮤지컬 ‘빨래’(2009)를 보고 솔롱고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임창정 선배님에게 ‘아이언마스크’ 티켓을 직접 예매해서 보내드리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산들이 뮤지컬의 진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시기는 2014년 ‘올슉업’ 을 공연 할 때이다. ‘늘 무대 위에서 살아있으라’고 한 선배들의 말을 직접 체험했던 짜릿한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뒤부터는 “뮤지컬이 더더욱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로 한걸음 한걸음 성장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던 게 ‘올슉업’ 때였어요. 선배들의 ‘살아있으란’ 말에 잘 모르면서 ‘네’ 하고 대답하던 것과 달리, 진짜 살아있는 감정을 느꼈거든요. 무대에서 큰 나무가 돼 내 뿌리가 관객들에게 하나하나 닿는다고 할까요. 이게 진짜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무대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나니까 계속 하고 싶더라고요. 감사하게도 기회가 계속 생겨서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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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의 최대 장점은 남다른 노력과 리액션을 꼽을 수 있다. 아이돌의 바쁜 스케줄 탓에 연습 시간을 다 맞출 수 없을 땐 혼자 한강에 가서 뮤지컬 연습을 했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2015년 뮤지컬 ‘신데렐라’ 때 부터 시작한 그만의 노하우다. 밤 늦은 시간, 한강에서 혼자 왈츠를 추고 무릎을 꿇고 연기를 한다는 이야기에 취재진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예전에 ‘신데렐라’ 뮤지컬을 할 때 스케줄 때문에 연습에 참여하지 못하는 날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연습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밤에 한강으로 나가서 연습을 했어요. 처음에는 지나가는 분들이 다 쳐다보시더라고요. 굉장히 민망했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이제는 그런 것들이 신경 안 쓰여요. 제가 연습하지 못한 시간을 어떻게든 다른 노력으로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가장 뿌듯했을 때는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님들이 ‘너랑 연기하면 너무 편하고 좋다. 잘한다’ ‘리액션이 좋다’라고 칭찬해주셨을 때요. 그 한 마디가 저에게 큰 자산이 된 것 같아요.”
2011년 보이그룹 B1A4(비원에이포)로 데뷔한 산들(본명 이정환)의 최종 꿈은 “ 만능엔터테이너가 되는 것”이다. 최근엔 지난 7월 9일 첫 방송된 MBC 표준FM ‘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26대 별밤지기로 애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룹 활동은 물론 솔로 앨범도 낼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뮤지컬, 예능 무대 역시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예능MC 및 영화 배우 쪽에도 도전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에게 주어진 일을 잘 소화해내고 싶어요. 뮤지컬 작품도 기회가 주어지면 계속 해 내 갈 거고, 솔로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요. OST도 부르고 있죠.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죠. 뭔가를 경험한다는 게 제 자신에게 큰 재산이 되더라구요. 하나 하나 저한테 쌓이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으니까 많이 응원해주세요. 계속 찾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산들은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에서 대한 “극을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는 징검다리와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며 ”많은 분들이 작품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루이&필립이 1인 2역이기는 하지만, 삼총사의 의리나 노련함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될 것 같아요. 저는 극을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는 징검다리와 같은 역할을 할 예정이예요. 이건명 선배님이 말씀하셨듯 이 작품 가장 큰 매력은 ‘노을이 지는 것처럼 감동이 있다’는 점이죠. 저도 연습을 하면서 삼총사의 감동, 사랑, 그런 모습이 더 진하게 남는 공연이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아이언 마스크’를 통해 목표하는 것은 관객분들에게 ‘해냈구나’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보는 거요. 그러려면 제가 1인 2역을 잘 소화해야겠죠? 제가 욕을 먹겠습니다.악역이니까 욕을 먹을수록 좋은 거잖아요 하하”
한편,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국내에서 10년간 공연되며 성공을 거둔 뮤지컬 ‘삼총사’의 오리지널 제작사인 ‘클레오파트라 뮤지컬’ (Cleopatra Musical)의 최신 흥행작으로, 오는 13일부터 11월 18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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