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식(사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가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연금은 CIO가 11개월 넘게 공석인 상황에서 주요 실장 9명 중 4명이 이탈하며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대행까지 사퇴하면서 기금운용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4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조 실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불참했고, 휴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실장은 공식적으로 사표를 내지 않았으나 주변에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실장은 지난해 7월 돌연 사임한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을 대신해 최고투자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조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서는 조 실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외압을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직원을 비판하고 해당 직원이 성과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당시 내부 감사에서 해당 직원에 대한 성과평가와 인사 연계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조 실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새로운 직무대행을 지정해야 한다. 그러나 선임 실장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운용실장과 해외대체실장이 모두 공석이어서 ‘직무대리의 직무대리’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도 국민연금은 해외대체실 운용역이 이직하는 등 전주 이전 이후 투자인력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올해 1·4분기 전체 수익률은 -0.21%다. 지난해 25.88%, 10.62%을 기록했던 국내 및 해외 주식투자 수익률은 올해 -0.84%, -1.11%로 떨어졌다. 국내 주식은 시장 상황이 나빠졌음을 고려해도 그보다 더 하락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올 하반기에 새 본부장을 인선할 계획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열린 기금운용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공모후보 탈락과 관련해 “능력 등은 모두 탁월한데 검증 과정에서 (임명하기에는) 조금 힘든 내용이 나온 것 같다”며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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