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원산지 표시를 속여 제품을 판매한 ‘라벨갈이’ 의류업체 8곳이 적발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정부는 ‘라벨갈이’를 국내 제조업 기반을 붕괴시키고 청년들과 소송공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7월부터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9일 서울에서 ‘라벨갈이 근절 민간협의회 3차회의’를 열고 올 상반기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실적을 점검했다. 라벨갈이는 해외 생산의류를 저가에 들여와 외국 원산지 표기 라벨을 제거하고 한국산 라벨로 둔갑시키는 행위다. 관세청과 서울시는 올 상반기에 라벨갈이 의류 1만3,582점을 적발했으며 8개 업체가 입건됐다.
적발된 라벨갈이 유형을 살펴보면 봉제업체가 동대문 등 의류도매상가의 주문을 받아 수입의류를 국산으로 라벨을 바꿔치기하거나, 기존 원산지 품질표시 영어라벨(베트남) 위에 국내에서 만든 원산지 품질표시 한글라벨(불가리아)을 덧붙여 판매하다 적발된 경우였다. 라벨갈이는 평소 가게 출입문을 닫고 소량 단위로 심야 시간대에 단골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법업체를 색출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겨울 외투가 시판되는 9월부터 12월까지 라벨갈이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의 관심과 신고가 중요한 이유다.
라벨갈이는 대외무역법 등을 위반하는 중대 범죄행위로 신고는 국번없이 125, 관세청·서울시 홈페이지, 120 다산콜센터, 방문·우편·팩스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신고자에게는 최고 3,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봉제선이 일직선상으로 박음질되지 않거나 △혼용율 △제조자명 또는 수입자명 △제조국명 △제조년원월 △치수 △취급상 주의사항 △주소 및 연락처 등이 없는 제품은 라벨갈이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중기부는 라벨갈이 근절 민관협의회를 통해 라벨갈이는 국내 제조업의 기반을 붕괴시키고 청년들과 소상공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범죄행위임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산업부·관세청·서울시 등 관련 부처와 함께 상습 위반자의 명단을 공표하고 원산지 확인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7월부터 전 자치구를 대상으로 제도설명회를 개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라벨갈이·전안법 위반행위를 집중단속할 예정이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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