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하는 연금충당부채가 크게 늘면서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1,55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고용과 복지 예산을 더 늘리고 공무원 17만4,000명 채용을 추진 중이어서 문재인 정권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2년에는 국가부채가 무려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7년 국가재무제표(발생주의 기준) 결산 결과 국가부채는 1,555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2조7,000억원 늘었다.
재무제표상 국가부채는 공무원연금처럼 지급시기와 규모가 명확하지 않은 빚까지 모두 포함한다. 660조원인 국가채무(D1)는 확정된 것만 따진다. 나랏빚의 대략적인 실제 규모를 가늠하는 데는 국가부채가 유용하다.
국가부채 급증은 1년에 93조원씩 증가하는 연금충당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국가부채의 54%(846조원)가 연금부채다. 최근 5년간 국가부채가 약 438조원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2022년에는 2,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데도 정부는 내년 예산증가율을 중기계획상 2019년 계획(5.7%)보다 높여 잡기로 했다. 이 경우 내년 예산은 최소 ‘453조원+α’다. 늘어난 예산은 청년 일자리와 저출산·고령화에 투입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제대로 된 효과가 나오지 않는데 재정투입만 늘리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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