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건설부동산부로 새로 발령받은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바로 ‘상가 시장은 기사 쓰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아파트나 주택 시장은 통계도 풍부하고 가격, 거래량, 분양 시장 등 할 얘기가 많다. 반면 상가는 통계 자체도 열악한데다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상가 혹은 상권에 대한 기사를 제작할 때는 건설부동산부 외에도 유통 관련 부서나 산업·경제부 기자들이 주로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것은 이 시장의 특수한 성격 때문이다. 일단 상가 혹은 점포는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본사가 공간을 빌려서 장사를 하는 창업의 터전이다. 그런 면에서 창업 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런데 이 시설을 소유하는 주체는 임차인에게 월세를 받는 소위 임대인이다. 그래서 임대 시장 즉 부동산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임대 시장이 형성되면 임대 수익률을 따져야 하고 거기에서 거래 가격이 형성되며 근원적으로 투자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은퇴 세대에게는 포트폴리오 투자로 선택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상가 시장은 여러 기능과 양상을 띠다 보니 때때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점포나 빌딩을 사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거나 상가 내에 주택을 지어서 본인이 주거하면서 1층 점포를 월세로 주는 등 중첩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기자들은 물론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늘 상가는 어려운 존재다. 특히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늘 상가를 장사하는 곳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부동산적인 요소, 특히 임대료와 관련된 여러 보이지 않는 흐름들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당장 월세를 내는 상대방인 임대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임대료의 인상 가능성이나 비율, 본인이 건물주라면 해당 건물의 가장 적합한 이용 및 임차 관리에 나설 것인지를 가정해 보면 임대인과의 관계 설정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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