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가시화하면서 현안별 ‘공동전선 구축’을 위한 정치권 내 수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의 ‘범진보 대(對) 범보수’의 이분 구도를 넘어 개헌·추경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당별 조건부 연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범진보 진영과 범보수 진영의 의석은 각각 148석, 145석으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121석)과 평화당(17석,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 3인 포함), 정의당(6석), 무소속(3석,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용호·손금주 의원), 민중당(1석)이 범진보로, 자유한국당(116석)과 바른미래당(27석), 대한애국당(1석), 무소속(1석, 이정현 의원)이 범보수로 구분되고 있다.
이 같은 분류 틀은 그러나 최근 개헌을 둘러싸고 흔들리고 있다. 정부 형태와 개헌 시점을 두고 민주당의 ‘우군’인 평화당과 정의당이 한국당과 박자를 맞추고 나선 것이다. 두 당의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당은 이번 개헌에서 소수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 형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한국당의 반대로 개헌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앞서 정의당이 ‘한국당이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는 분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밝히면 국민투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거대 양당과 2개 교섭단체가 공존하는 다당제하에서 이 같은 ‘탈진영 전선’의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은 국회 재적의원(293석)의 과반이 못 돼 다른 당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나선 것도 몸집을 불려 원내 협상권을 키우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개헌에 이어 다음달 임시국회에 오를 일자리 추경안 통과를 두고도 정치권의 조건부 연대가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용 추경’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평화당은 지지 기반인 군산을 의식해 “호남 지역 경제를 살리는 추경이라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전제를 내걸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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