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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못남의 백종원 따라잡기] 닭도리탕

생닭, 불순물 없애려면 흐르는 물에 씻고 물에 담가 끓여야

하루정도 숙성된 닭으로 요리해야 맛도 좋고 고기도 연해





남쪽부터 봄 소식이 오고 있는 지금. 날씨가 다소 쌀쌀하지만 야외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운동도 운동이지만 든든한 보양식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죠.

네, 오늘의 메뉴는 바로 보양식에 가까운 닭도리탕입니다. 삼계탕이면 더욱 좋겠지만 집사람의 강력한 ‘닭도리탕’ 추천으로 말도 못 꺼내보고 OK 했습니다. 첫 요리는 제 의지대로 했으니 이제부터는 아내의 말을 잘 따르는 게 살아남는 길이자 자연의 순리(?)가 아닌가 합니다.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갈까했는데 집사람이 이미 사다 놓았다고 하네요.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는데 제가 요리할 거라는 걸 알고 장을 본겁니다. 감자부터 대패, 당근까지 닭볶음탕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고마워해야 하는 게 맞지만 왠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당근과 감자부터 대패까지 닭도리탕에 들어갈 재료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감자 2개, 양파 1개, 당근 1개, 대패 2개와 함께 다진 마늘, 후추, 쌀엿, 진간장, 고추장, 고춧가루를 준비합니다. 당근과 감자, 대파를 먹기 좋게 썰어냅니다. 빛깔이 좋은 당근은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보이게도 하죠.

생닭은 흐르는 물에 3~4번 깨끗이 씻어 불순물들을 제거해야 한다.


깨끗이 씻은 닭을 물에 담가 푹 끓여야 미처 걸러내지 못한 불순물을 잡아낼 수 있다.


사온 닭은 흐르는 물에 3~4번 깨끗이 씻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에 담가 끓입니다.

이렇게 하면 씻을 때 걸러내지 못한 불순물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다 몰랐던건데 요리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아내도 잔소리만(?) 빼면 큰 도움이 되고 있죠. 아직 요리가 어렵긴 한데 새로운 정보들을 익히며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다진 마늘, 간장, 쌀엿, 고추장을 버무려 하나의 양념장을 만든다.


다음은 소스 만들기.

사실 백종원 레시피를 보면 간장이나 고춧가루 등 양념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첨가하는데요

특히 설탕을 가장 먼저 넣는 게 핵심 포인트라고 합니다. 단맛도 단맛이지만 잡내를 잡아준다고 하네요. 저는 이것과 다르게 다진 마늘, 간장, 쌀엿, 고추장을 버무려 하나의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양념들이 더 잘 배인다고 할까요. 대신 잡내는 ‘미림’으로 잡아냅니다.



적당한 물에 닭과 감자 등 재료를 넣은 뒤 양념을 골고루 뿌리고 끓인다.


이제 적당한 물에 닭과 감자를 송송 넣어주고 양념을 잘 스며들도록 골고루 뿌립니다.

지글지글 끓기 시작하면 당근과 양파, 대파를 함께 투하, 다시 국물이 어느 정도 쫄아들 때까지 끓이면 완성.

기나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최성규표 닭도리탕.


집사람과 딸이 맛을 보더니 좀 싱겁긴 하지만 처음 한 것 치곤 먹을만(?)하다고 하네요.

그래도 짠 것보다는 싱거움이 건강에 더 낫다며 스스로 위안을 해봅니다.

닭고기는 수육에 비해 연하고 영양가도 높아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죠. 특히 닭을 잡고 하루 정도 지나 숙성된 것이 맛도 좋고 고기도 연하다고 하는데요. 나중에 닭요리를 할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한때 닭도리탕이 맞냐 닭볶음탕이 맞냐 논란이 있었죠.

국립국어원이 ‘도리’가 일본어로 ‘새’를 뜻한다며 닭도리탕이라는 이름은 옳지 않다고 의견을 내면서 논란이 시작된거죠. 그 뒤 닭볶음탕으로 불리다가 나중에 ‘닭매운찜’으로 또 바뀝니다. 최근엔 ‘도리’는 순우리말의 ‘도려내다’의 ‘도리’이므로 ‘닭도리탕이 맞다’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죠. 저는 닭매운찜이 생소한 느낌이 들어 입에 붙은 닭도리탕으로 불렀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름이야 어찌되었든 닭도리탕은 국민이 사랑하는 음식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최성규기자 onlyking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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