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은행 앱 가입실적을 직원 실적평가 기준인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제외했다. 은행들이 카카오뱅크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자사 앱을 개발하고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KPI라는 무기로 독려해온 것과 비교하면 파격 조치다. 실제 은행 직원들은 위에서 할당량이 떨어지면 창구 고객에게 ‘꺾기’ 형태로 강권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앵벌이’를 해야 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금융권 노조도 KPI가 단기 실적용 경쟁에만 몰두하도록 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앱 가입 실적과 같은 허드렛일 같은 업무를 KPI에서 제외한 이면에는 허인 행장의 리딩뱅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리브(Liiv)앱’의 빠른 뱅킹은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단기간에 90만명이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고 앱의 월별 실사용자도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과거처럼 단기간에 숫자를 채우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할 게 아니라 이제는 고객이 진가를 알아보고 스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진정한 리딩뱅크라는 철학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젊은 고객 공략을 위해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채용하는 파격도 단행해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단순 숫자 경쟁은 리딩뱅크로서 의미가 없다”며 “고객들이 먼저 찾는 진정한 리딩뱅크가 되도록 고객 우선 전략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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