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화폐에 세금을 걷을 때 부가가치세는 과세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방안과 세원 파악을 위해 거래소에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은 집중 검토하고 있다.
18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부가세를 매기지 않는 추세이고 가상화폐를 일반적인 재화로 보기도 애매해 사실상 과세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상화폐에 과세하는 주요 국가 가운데 부가세를 물리는 나라는 독일·싱가포르뿐이며 독일도 조만간 부가세 면세로 돌아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는 기획재정부는 최근 관련 업무 주무과를 부가가치세과에서 재산세제과로 교체했다. 가상화폐 과세의 초점을 부가세에서 매매차익 과세 쪽으로 옮긴 것이다. 부가세 면제가 확정되면 가상화폐를 반복적으로 매매·거래하는 이들은 세금 부담을 적지 않게 덜 수 있다.
단 가상화폐 거래로 이익을 얻는 경우는 엄정하게 세금을 걷을 방침이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양도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매매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종합소득세로 걷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나 과세 방식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종합소득세보다 양도세 과세가 단순하고 안정적인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거래세 역시 모든 거래 때마다 세금을 물려야 하는 점 등 때문에 과세안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정확한 세원 파악을 위해 거래소에 거래내역 제출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에서도 특정 거래자에 대한 판매가격은 알아도 취득가격은 모른다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이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격도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최대한 합리적인 과세 방안을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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