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 유통자가 제작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콘텐츠 시장의 왜곡된 수익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전세계 베스트셀러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탭스콧(Don Tapscott)은 서울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블록체인 혁명 포럼’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대표적인 수혜자는 과학자와 가수, 기자 등 콘텐츠 제작자가 될 것”이라며 “그들이 생산하는 전문지식, 음악, 기사 등의 콘텐츠는 생성한 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는 왜곡된 구조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 인터넷 플랫폼에 모여있는 정보들의 탈중앙화(분산화)가 가능해져 해당 콘텐츠 상품들이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배포된다”고 설명했다.
돈탭스콧은 거래비용으로 인해 플랫폼(중개)화 된 시스템을 지금의 콘텐츠 시장 구조의 탄생 배경으로 꼽으며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Ronald Coase)’의 주장을 언급했다. 1991년 ‘코스의 정리’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널드 코스는 개인간(P2P)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중개회사를 왜 거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후 검색(정보수집)·계약·신뢰구축 등 거래비용의 부담이란 답을 냈었다. 자산이나 가치가 있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보낼 때 누군가가 그것을 복제하면 안되고 훔쳐서도 안된다. 또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멀 수록 비용이 증가한다.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개자’를 선택하게 된다는 뜻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 개인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돈탭스콧은 “인터넷을 통해 스트리밍(음악재생) 횟수가 100만건에 도달해도 해당 가수는 고작 35달러만을 받는다”며 “인터넷을 통해 창출되는 정보는 누군가의 자산임에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영국 그래미 상 수상자인 한 가수가 블록체인 시스템에 노래를 발표했다”며 “스마트 컨트랙트에 따라 그의 음원 사용 여부가 관리되면서 시장에서 제 값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프랙킹(Data Fracking)’ 문제도 제기됐다. 세부 신용거래, 일기 등 개인이 플랫폼에 남기는 모든 기록은 데이터를 생성하지만 그 데이터를 소유하고 활용해 돈을 버는 사람은 타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돈탭스콧은 “인터넷 상 신분인 아이디(ID)를 이용해 우리가 활동을 해서 데이터를 만들어낸다면 그 데이터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해당 ID 보유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이 모든 정보를 개인이 안전하게 소유하고 통제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자산이 된 지는 오래됐고 플랫폼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 개인의 수많은 정보가 떠돌아다니는 인터넷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분산화 된 신뢰프로토콜이야말로 블록체인이 핵심이라는 것이 돈탭스콧의 주장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단순히 중개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면 내가 정말 창출하고 있는 부가가치가 존재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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