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담보대출금리와 함께 신용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중신용자인 5~6등급의 경우 몇몇 은행에서 이미 두 자릿수를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일부 은행에서 중신용자의 신용대출금리가 두 자릿수를 넘어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6등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씨티은행의 경우 9.73%로 두달 만에 1.1%포인트나 상승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11월 8.61%로 같은 기간에 0.82%포인트 증가했다. 은행연합회에 고시된 금리가 11월 평균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시중금리 상승의 여파로 12월에는 10%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해당 은행들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고객 유치와 이익 증대를 위해 고신용자보다는 중신용자의 가산금리를 높인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1~2등급은 같은 기간 0.24%포인트(3.36%→3.60%), 3~4등급은 0.38%포인트(4.66%→5.04%) 오른 반면 5~6등급은 2배 이상 높아졌다. 1~2등급은 가산금리를 1.91%에서 1.88%로 내렸지만 5~6등급은 6.20%에서 6.72%로 크게 올렸다.
씨티은행도 1~2등급은 0.32%포인트(4.41%→4.73%)만 높아졌는데 3~4등급(1.08%포인트) 이하로는 신용대출금리가 대폭 올랐다. 가산금리도 1~2등급은 3.06%에서 3.10%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5~6등급은 7.32%에서 8.09%로 대폭 높여 ‘약탈적 금리’라는 비난이 나온다. 씨티은행의 1~2등급 가산금리는 기준금리의 2배 수준이나 5~6등급은 5배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가 선반영된 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앞으로 고신용자보다 중신용자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최근 가산금리 인상을 경고한 상황이어서 증가폭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정원·김기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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