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융업(발행어음) 업무 인가가 보류된 미래에셋대우(006800)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예상하고 각종 신규 업무를 준비했지만 인가 지연에 따라 조직 재정비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은 기존 영업망을 대폭 강화해 신규업무 공백을 메꾼다는 복안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3일 글로벌 투자역량 강화 및 기업금융 비즈니스 확대, 연금 비즈니스 강화를 목표로 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IB3부문, Trading2부문, 글로벌리테일전략부문을 신설했다. IB3부문 대표로 선임된 최훈 전무는 하나금융투자 투자금융본부장을 지내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로 합류했다.
미래에셋대우가 큰 폭의 조직개편을 한 이유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인가와 발행어음 업무를 위해 늘린 자기자본이 도리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자칫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며 주가는 물론 대외 이미지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래에셋대우는 기존의 영업력을 최대한 강화하는 한편 본사 비용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대우 내부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을 영업부문 간 시너지 효과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불협화음을 냈던 자산관리(WM)부문과 IWC(Investment Wealth-Management Center)부문의 영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글로벌리테일전략부문도 만들었다. 글로벌리테일전략부문 대표를 맡은 김대환 전무는 하나은행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김 전무는 두 부문을 한 번에 관리할 뿐 아니라 본사 직원의 10~20% 수준을 감축해 지점이나 IWC센터 등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리테일 점포는 169개며, 추가 확대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지점 직원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점별 매출의 비중이 컸던 퇴직연금이 연초 개설된 IWC센터로 전부 이관됐고, 발행어음 업무도 보류되며 지점별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들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반쪽짜리 초대형 IB 출범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직원들이 맞고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자칫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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