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불수능’이라고 평가된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게 고교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은 2012학년도 수능 이후 6년 만에 가장 어려운 수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소속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올해 수능은 지난해 난이도와 유사했고 변별력을 갖춘 수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따라서 가채점을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어영역은 지난해와 같은 긴 지문의 유형이 다시 출제됐다.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올해 국어영역은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고 지난해와 비슷했다”면서 “화법·작문·문법·문학영역보다 독서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향이 올해도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영역 지문 길이는 지난해보다는 조금 짧았지만 예년과 비교해 길어졌다”고 전했다. 난도 높은 지문으로는 독서영역에서 통화량과 환율의 관계를 서술한 지문과 부호화에 대한 지문 등이 꼽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난이도 자체는 국어가 아주 어려웠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수험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금리·환율과 디지털 통신 부호화 기술은 EBS 교재에서 다뤄진 소재이기는 하나 최상위권 수험생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소장은 “9월 모평은 물론 지난해 수능보다도 다소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수학도 이과 학생이 치르는 가형과 문과 학생이 치르는 나형 모두 어려웠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수학 만점자 비율이 가형 0.07%, 나형 0.15%로 5년 내 가장 어려웠다. 올해 만점자 비율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고난도 문제가 모두 새로운 유형으로 출제돼 체감 난도는 더 높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난도 높은 3~4개 문제를 얼마나 푸느냐에 따라 상위권 등급을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창묵 교사는 “수학도 지난해에 이어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 나형은 약간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연구소장은 “고난도 문항은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평과 비슷하지만 3점짜리 문제와 4점짜리 문제의 난이도 차이가 커 변별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첫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영역도 마찬가지다. 이종환 양정고 교사는 “새로운 유형은 없었고 나름대로 변별력을 갖추려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는 “영어 절대평가 시행을 감안해 쉽게 출제됐다고는 볼 수 없다”며 “전년 수준에 맞추겠다는 목표하에 출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1등급자의 수가 늘어나고 각 대학이 영어 반영 비중을 줄인 만큼 국어와 수학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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