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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펠로·전문가 한미정상회담 진단]"FTA, 큰틀 합의 없어 2% 부족...치열한 협상 예고"

■경제통상

"트럼프 '통상' 언급 줄어든건

무기판매 등 소득 챙겨" 분석

"통상압박 약화 예단 못하지만

원만한 실무협의 계기" 평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국회 연설에서 양국 간 통상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전날인 7일 “현재 (FTA) 협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었다” “일자리를 만들러 왔다”고 한 것에 비해서는 언급 횟수는 줄고 수위는 다소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미국 측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확대정상회의에서 깊진 않지만 간단하게 언급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봤을까. 서경펠로인 강인수 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한미 FTA의 경우 두 정상이 만났을 때 큰 틀에서 합의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게 없었다”며 “정상 간에 공감대가 이뤄지면서 우리 측에서는 노력하겠다고 하고 미국도 잘 될 거라는 메시지를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체적으로는 무난하다고 볼 수 있지만 2% 부족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큰 소득이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식 협상은 상대국에 무기와 통상을 연계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뒤 무기판매를 얻어내고 나머지(통상)는 나머지대로 얻는 식”이라며 “미국의 협상 전략에 끌려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관련 언급이 줄어든 것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판매를 방한 기간 중 자신의 경제 분야 실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국회 예결위에 나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이 (FTA에서) 빠른 관세인하를 요구한다”며 “(무역적자 해소와 관련해서는) 무기와 에너지를 포함해서 미국 것을 많이 사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미국산 무기를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방한 때 에너지(셰일가스)와 기타 상품, FTA 협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어느 정도는 한미 간에 어떻게 하자는 데 대해 최소한의 공감대가 형성된 거 같다”며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에게 젠틀맨(신사)이라고 한 것처럼 젠틀맨답게 그렇게 행동하려고 수위를 낮춘 것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동맹을 더 부각시키는 게 서로 유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에 대해 더 뭐라고 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FTA 협상은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파격적인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장근호 홍익대 상경학부 교수는 “일단은 미국의 나프타(NAFTA) 협상 과정을 잘 봐야 하지만 협상 추이에 따라 한미가 양극단으로 나갈 수 있다”며 “미국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게 무역적자니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인수 전 원장은 “트럼프는 숫자를 들이대면서 이익균형을 맞추자고 해서는 합의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며 “나프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니 한미 FTA를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정철 본부장도 “앞으로 통상압박이 약해질 거라고 예단할 수 없으며 실제 개정협상을 하게 되면 상당히 치열하게 서로 주고받게 될 것”이라며 “무기 구입은 우리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정상회담이 FTA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인교 교수는 “향후 전개방향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쪽 분위기를 감안해서 그런지 통상문제에 대해 한국을 크게 몰아붙이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두 정상이 협상을 조속히 하겠다고 하면서 실무자 간에 협의를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판을 깔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세종=김영필·빈난새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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