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운용업계가 앞다퉈 4차 산업혁명 펀드 설정에 나서고 있다. 올해에만 약 6,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는 4차 산업혁명을 컨셉으로 내세운 펀드여도 투자 대상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꼼꼼한 분석에 나설 것을 권했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펀드로 유입된 자금(9월 26일 기준)은 5,885억원에 달했다. 펀드별로는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로 가장 많은 1,951억원이 유입됐으며, ‘삼성 픽테 로보틱스’로 872억원, ‘미래에셋 G2 이노베이터’로 658억원, ‘KTB 글로벌 4차산업 1등주’로 643억원이 들어왔다. 반면 올 들어 자금이 빠져나간 4차 산업혁명 펀드는 없었다.
이 같은 인기에 올 들어서만 14개의 4차 산업혁명 펀드가 설정되는 등 운용업계의 펀드 설정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 5월 KTB자산운용이 KTB 글로벌 4차산업 1등주를 설정한 데 이어 6월에는 동부자산운용이 ‘동부 글로벌 자율주행’을 설정했다. 7월에는 삼성자산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삼성 픽테 4차산업 글로벌 디지털’과 ‘마이다스 4.0 차세대 유망 목표전환’, ‘한화 중국 신경제 목표전환2’를 설정했으며, 8~9월에도 멀티에셋자산운용과 NH-아문디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이 신규 펀드를 설정했다.
증권가는 같은 4차 산업혁명 펀드라고 할 지라도 투자 대상에 있어 차이가 있는 만큼 투자설명서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KTB 글로벌 4차산업 1등주는 한국과 미국, 홍콩, 중국본토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된 4차산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7월 3일 기준)은 삼성전자(9.04%)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혁신 주식 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G2 이노베이터의 경우 아마존닷컴(Amazon.com Inc)과 페이스북(Facebook Inc), 넷플릭스(Netflix Inc),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Holding Ltd) 등의 비중이 8% 이상으로 가장 높다. ‘한국투자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1’의 경우 4차산업 관련 및 혁신기업 위주의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삼성전자의 비중이 18.49%에 달하며 NHN엔터테인먼트(5.07%), 카카오(5.05%), 한미약품(4.11%), SK하이닉스(3.99%) 등을 담고 있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이나 로봇, 핀테크, 빅데이터 등 각각의 펀드마다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테마가 다른 점도 주의해야 한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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