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갑질’ 문제에 대한 자정방안을 찾기 위해 프랜차이즈협회가 주축이 돼 구성한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가 출발부터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지 의문시 되고 있다. 갑질의 피해자인 ‘가맹점주’들이 빠진 데다 위원회가 혁신 방안으로 내건 로열티 제도 도입도 쉽지 않아서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지난 10일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최영홍 고려대 교수를 포함해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 임승창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학계 관계자와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좌혜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가맹점주 관계자나 본사 관계자는 빠져있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가맹점주 협의회 측에 참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며 “가맹 본사 측은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배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공식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위원회에 참여한다 해도 결국엔 들러리만 하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협회 측은 전했다.
혁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로열티 제도 도입도 논란이다. 프랜차이즈 ‘갑질’ 개선의 일환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로열티 제도’ 도입이다. 로열티 제도가 정착되면 프랜차이즈 출범과 가맹점 확장에만 열을 올리던 가맹본부의 행태가 근절되고 상생 경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것이다.
하지만 로열티제도에 대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모두 우려를 표하고 있어 실제 정책이 실행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맹점의 매출 산정 문제가 있다. 로열티는 매출을 기본으로 산정하는데, 현재로서는 본사에서 현금을 포함한 정확한 가맹점 매출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 본부 입장에서는 맛이나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로열티 제도가 도입 되면 본사가 공급하는 재료나 물품이 대폭 줄어든다. 때문에 맛이나 품질, 위생 등에서 가맹점 별로 편차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맹점주들도 로열티 제도를 마냥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로열티 제도가 점주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어차피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물품은 로열티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계속해서 본사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본사에 재료비는 재료비대로 내면서 로열티까지 지불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열티 제도가 맞는 업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업종도 있는데 지금은 로열티 제도가 만병통치약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며 “로열티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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