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무원 등이 해외로 출장을 가서 관광을 한 뒤 보고서에는 ‘업무상 시찰’이라고 적어 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은 올해 3월 6박 8일 일정으로 베트남 식수시설 개선사업과 관련한 현지 출장을 다녀왔다.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합쳐 총 1천만 원이 넘게 든 이 출장에는 한모 전 본부장을 비롯해 간부급 1명과 실무진 1명 등 총 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출장의 목적으로 현지 신규 교류 양해각서(MOU) 체결, 식수시설 개선사업 사후관리, 기존 MOU 연장 체결 등을 내세우며, 현지 상하수도회사 등을 방문해 실무 분야에서 협의하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출장에서 돌아온 뒤 계획된 일정에 따라 상수도 회사 등을 방문했다고 보고서를 작성해 서울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들은 일정 가운데 한 도시에서 예정됐던 상수도 회사를 방문하는 대신, 휴양지로 이름난 다낭에서 관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시민의 혈세로 ‘여행’을 즐겨놓고, 거짓으로 보고서를 꾸며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이 낸 보고서에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수도 회사 사진이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본부장은 상수도사업본부장을 마지막으로 6월에 정년퇴직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한 전 본부장 등이 일정을 계획대로 소화하지 않고 현지 관광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 현지 사정 등으로 주말에 잡혀있던 일정이 취소됐다”며 “이에 따라 남는 시간에 현지 관광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됐으면 보고서를 제대로 냈어야 했는데, 시찰한 것처럼 제출한 잘못이 있다”며 “나머지 일정은 계획한 대로 정상적으로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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