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희소병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으로 뇌 손상을 입은 환아 찰리 가드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가운데)와 코니 예이츠(오른쪽)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치료법을 적용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병원 측의 진단을 존중해 연명치료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찰리의 부모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병원과 법원의 결정에 항의해 5개월간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아기 아버지인 크리스 가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엄마와 아빠는 찰리 너를 너무나도 사랑한단다, 우리는 언제나 그래왔고 그럴 거야. 우리는 널 구할 수 없던 것에, 그리고 (널 구할 수 있게) 허락받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잘 자렴,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라고 말했다. 어머니 코이 예이츠는 “오랜 시간 법정 투쟁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 아이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있었을 뿐 입니다”며 이 같은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영국 BBC와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이들의 결정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꺼져가는 어린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찰리의 생명연장 중단 판결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 작은 아기의 생명을 둘러싼 논란은 세계적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다.
한편 찰리의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전 세계에서 답지한 성금만 130만 파운드(19억원 상당) 가량이 모였다. 여론에 밀린 영국 법원은 결국 의료진이 합의한다면 재심을 통해 기존 판결을 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컬럼비아대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미치오 히라노 교수는 가드를 실험적인 ‘뉴클레오사이드 치료법(nucleoside therapy)’으로 치료해 보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지난주 찰리를 진단한 히라노 교수는 실험적 치료를 적용하기에도 너무 늦었다고 판단했고, 이런 소견을 법원에 전달했다. 히라노 교수의 이 같은 결정은 가드의 부모가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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