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영종도 북쪽 해변을 따라 새로 뚫린 진입도로를 타고 가자 유선형 모양의 웅장한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이 눈에 들어왔다. 연면적 38만㎡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지어진 2터미널의 6월 말 현재 종합공정률은 97.9%로 시설, 장비 등 설치는 거의 완료된 상태다. 이날에는 2터미널 건물 지붕에 태양광 패널 작업을 마무리 짓는 공사와 건물 내 카펫과 유리창 설치와 청소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개항 목표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2월9일~25일) 이전이다. 2터미널이 오픈하면 스카이팀 계열 항공사인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KLM, 델타항공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이곳을 이용하고 나머지 항공사는 기존 1터미널을 이용하게 된다. 2터미널은 연간 1,800만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됐다. 2터미널이 개항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처리 용량은 현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
현장에서 만난 안일형 인천공항공사 건축1차장은 “1터미널의 건설 경험을 기반으로 이용객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신경 쓴 부분이 많다”며 “9월30일까지 공사 완료를 완료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전 개항까지 막바지 점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2터미널 출발층에 들어서니 1터미널보다 시각적으로 탁 트인 느낌을 받았다. 비밀은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에 있었다. 1터미널 층고(20m)보다 2터미널의 층고는 4m가 더 높게 설계됐고 출국장, 입국장, 보안검색장 대기 구역도 약 3배 확대됐다. 천장에도 자연채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체크인 카운터를 지나자 동·서 2곳으로 나눠진 출국심사 지역이 눈에 들어왔다. 1터미널은 4곳으로 분산돼 있는데 이는 공간이 좁고 특정 지역에만 승객이 몰리는 등 문제가 발견돼 이를 개선한 것이라고 인천공항공사 측은 설명했다.
보안검색대에는 원형 전신 검색기가 설치됐다. 액체, 비금속 위험물 등의 탐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은 강화하면서도 검색에 걸리는 시간은 단축할 수 있다. 출입국심사대는 정면으로 진입해 측면으로 난 창구를 통해 심사하던 1터미널의 방식에서 정면에 난 창구를 통해 심사한 뒤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구조로 바뀌었다.
출입국심사를 모두 마치고 에어사이드(출국 게이트 안쪽)에 들어서면 나오는 면세점 구역이 나온다. 아직 입점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2터미널 DF1(향수·화장품)과 DF2(주류·담배·포장식품) 구역은 각각 호텔신라와 롯데가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DF3(패션·잡화) 구역은 6차례 유찰 끝에 지난달에서야 신세계가 사업자로 낙점됐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 개정에 맞춰 면세점이 모두 정상적으로 입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면세점 입찰이 다소 늦어지긴 했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양쪽 끝에 위치한 환승 편의지역도 돋보였다. 이 지역에는 디지털 라이브러리, 스포츠 및 게임 공간, 인터넷 존, 샤워 룸, 안락의자 등 편의시설이 배치돼 환승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조성됐다. 또 환승시설 바로 밑에 환승 수속실도 마련해 이동 편의성도 고려했다.
탑승을 기다리며 이용하는 의자까지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디자인하며 공을 드렸다. 노트북과 휴대폰 충전을 위한 콘센트도 바로 옆에 설치했다.
2터미널은 버스·공항철도·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연결되는 교통센터와의 거리도 좁혔다. 터미널에서 교통센터까지의 거리는 59m로 1터미널(223m)보다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또 지하 1층 실내에 버스터미널을 만들어 실내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
김영웅 인천공항공사 건설본부장은 “9월까지 모든 운영 준비를 마치고 시범운영을 거쳐 국토부와 협의해 2터미널을 정식 개장할 계획”이라며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세계인에게 한층 강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영종도=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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