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후보자는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며 “노사자치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양대 지침’은 폐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양대 지침은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을 말하는데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 노동계는 이것이 근로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자유롭게 변경해 노동조건을 열악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비판해왔다.
조 후보자는 이어 “고용노동부 약칭을 ‘노동부’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948년 사회부 내 노동국으로 출범해 노동청 등을 거쳐 1981년 노동부로 승격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고용노동부로 개명하며 약칭으로 ‘고용부’를 사용했다.
조 후보자는 노동정책 개혁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노동존중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고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일터에서 생활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동자의 이해 대변제도를 강화하겠다”며 “공공 부문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것과 함께 근로감독관 등 인력과 권한을 확충해 체불과 부당노동행위가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현안인 최저임금 1만원을 오는 202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 후보자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이끌겠다”며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주당 최대 52시간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잇따라 터져 나온 개인적 의혹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야당은 과거 음주운전 전과와 사외이사 겸직 의혹을 고리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여당에서도 일부에서는 자질 부족을 우려했다. 조 후보자는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측면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했던 반성의 연장에서 다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교의 승인 없이 진행한 ‘사외이사 겸직 영리활동’ 의혹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가 “몰랐다, 좋은 뜻으로 도와준 것”으로 일관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후보자가 한국여론방송의 사외이사에 취임하면서 여러 번 인감증명을 발급해줬다”며 “2012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굉장히 여러 차례”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부모 자식이라도 인감을 그렇게 주지 않는다”며 “제 상식으로, 시청하는 국민 상식으로 그것(사외이사 등재를 몰랐다는 것)을 누가 진실이라고 생각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사외이사 겸직 문제를 알았으면 정직하지 못한 것이고 몰랐다면 정말 무능력한 것”이라며 “자신의 인감이 날아다니고 법원에 허위로 제출되고 하는데 이렇게 무능력한 분에게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문제를 맡기겠느냐”며 날을 세웠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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