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대자동차가 미국 워싱턴DC에서 소아암 치료 프로그램인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HOW)’ 설명회를 열고 100만달러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HOW는 현대차가 지난 1998년부터 미국에서 펼쳐온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누적 기부금만 1억달러가 넘는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설명회에 미국 정관계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HOW의 취지를 전달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사무소에서 HOW 설명회를 열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벤 카딘(메릴랜드)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해 테리 스웰(앨라배마), 주디 추(캘리포니아·이상 민주당), 마사 로비(앨라배마), 마이크 켈리(펜실베이니아), 데이나 로러배커(캘리포니아·이상 공화당) 하원의원 등 연방 상하원 의원을 포함한 전현직 정관계 인사, 미 현지 소아암병원 및 연구기관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제리 플래너리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 겸 수석부사장은 HOW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현대차와 딜러들은 1998년부터 소아암을 근절하기 위한 싸움에 동참했다”면서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68개 소아암 치료 연구 프로젝트에 총 1,5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연말까지 누적 기부금은 1억3,000만달러(약 1,4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설명회에 워싱턴DC, 버지니아 및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5곳의 의료기관, 6개의 소아암 치료 연구 프로젝트 관계자들을 초청해 총 100만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참석한 인사들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20년째 소아암 퇴치에 앞장서왔다는 점에 지지를 보냈다.
HOW는 미 의회 소아암 의원모임(코커스)과 연계해 매년 의회 건물에서 소아암 환자 돕기 행사를 개최할 정도로 현지에서 성공적인 기업 사회공헌활동으로 평가받는다. 소아암 관련 기금 중에서는 미국에서 두 번째 규모이며 민간 차원에서는 액수가 가장 많다. 고객이 차량을 사면 딜러가 대당 14달러씩 기부금을 적립하고 현대차가 매칭 방식 등으로 추가 기부금을 출연해 펀드를 조성한다. 미국 전역에서 830여 딜러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소아암을 치료하거나 연구하는 163곳의 병원 및 연구기관의 787개 연구 프로젝트가 HOW의 지원을 받았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자동차회사 이상의 모범적인 기업시민으로 30여년간 미국 사회를 위해 공헌해왔다”며 “HOW가 바로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HOW 외에도 HMA 본사 인근 45개 학교의 소외계층 초등학생 1만9,500명을 대상으로 한 ‘현대 ST 수학교실’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마라톤 대회, 앨라배마주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여성을 대상으로 한 걷기대회 및 무료 유방검진 프로그램 ‘조이 투 라이프’ 행사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현대차는 1986년 첫 진출 후 30여년간 진행해온 미국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투자 등 경제 분야 기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15개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26개 부품 협력사(1차 부품업체 기준)는 미국에서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약 102억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1만7,000여명, 부품 협력사는 1만2,000여명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했다. 현대·기아차는 약 8만5,000명의 딜러를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미국에 공장 환경 개선을 포함해 연구개발(R&D) 등에 총 3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현대차는 1986년부터 지난달까지 1,122만대, 기아차는 1994년부터 지난달까지 695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등 주요 완성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꾸준한 사회공헌과 소통으로 한국 기업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호적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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