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살아있는 독일식 직업교육 ‘아우스빌둥’

맞춤형 한국 기술자 양성 시동 걸었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아우스빌둥은 일과 학습을 융합한 독일의 기술 인력 교육 시스템이다. 올해 국내에도 처음 도입됐다. 한독상공회의소는 지난해 가을부터 전국 12개 학교를 돌며 아우스빌둥 설명회를 열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아우스빌둥 설명회 현장을 찾아가봤다. 학교와 학생 모두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대전공업고등학교에서 열린 아우스빌둥 설명회 현장.







지난 4월 중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공업고등학교 강당에 학생 120여 명이 모였다. 대부분 앳된 티가 가시지 않은 1~2학년 학생들이었다. 자리에 앉은 이들은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소란스런 분위기를 이어갔다. 지도 교사가 ‘아우스빌둥(Ausbildung)’에 대한 설명회를 곧 시작한다고 학생들에게 알렸지만, 여전히 강당은 시끌벅적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한독상공회의소 수잔네 뵈얼레(Susanne Wohrle) 아우스빌둥 프로젝트 매니저와 김영진 부장, BMW그룹 코리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수잔네 뵈얼레의 인사말로 설명회가 시작 됐다. “여러분들 공부 잘하세요?” 그러자 학생들 사이에서 짧은 탄식과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잔네가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이 그동안 공부를 어떻게 해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긴 시간 동안, 여러분들이 가진 역량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쏟아내는 지를 더 중요하게 볼 테니까요.” 웃고 떠들던 학생들이 곧바로 잠잠해졌다.

그 후 김영진 한독상공회의소 부장과 BMW그룹 코리아 관계자들이 본격적인 설명에 나섰다. 아우스빌둥은 일과 학습을 융합한 독일의 기술 인력 교육 시스템이다. 직업학교의 이론교육과 기업현장의 실습교육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아우스빌둥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실무와 이론을 연계시킨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이 올해 국내에도 처음 도입됐다. 김영진 한독상공회의소 부장이 이 프로그램의 주체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아우스빌둥은 한독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BMW그룹 코리아가 협력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두 회사가 한독상공회의소와 함께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죠. (세 조직이) 아우스빌둥 홍보부터 대상자 선발, 현장강사 양성과정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셈입니다.”

(왼) 벤츠코리아의 차량 정비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AMT’ 교육 모습. (오) BMW그룹 코리아가 시행 중인 ‘영엔지니어 프로그램’ 현장.


국내에 도입되는 아우스빌둥은 자동차정비 분야에 국한되어 있다. 모집 대상은 자동차 마이스터고와 자동차 특성화고등학교, 자동차정비 학과를 개설한 공업고등학교 재학생들이다. 자동차정비 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두원공과대학교와 여주대학교가 아우스빌둥의 공식 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단, 기존 자동차정비 학과와는 별도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한다. 실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강화해 특정 교수를 지정한다. 그러나 아직 학과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잔네 뵈얼레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자동차정비분야로 한정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아우스빌둥은 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춰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실제 인력이 필요한 산업 분야를 선택해 프로그램을 진행하죠. 지금은 한국 수입 자동차 브랜드의 정비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자동차정비 분야에서 아우스빌둥을 먼저 시작하는 겁니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3년 동안 진행된다(1년 중 현장학습이 8개월, 학교 교육이 4개월이다). 아우스빌둥을 이수한 학생들은 전문학사 학위와 함께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BMW그룹 코리아의 인증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프로그램 이수 중에는 학생들에게 급여와 4대 보험도 제공한다.

올해 처음 국내에서 시작하는 아우스빌둥은 서류, 필기, 인성검사, 면접 네 단계 전형을 거쳐 9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을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BMW그룹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들이 절반씩 채용한다. 각 학교 담당 교사가 지원자들에게 두 가지 지원서(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BMW그룹 코리아)를 제공하면, 지원자가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골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서에는 공통적으로 인적사항, 자기소개서, 내신 성적, 자격증 소지 여부를 기재하게 되어 있다. 이를 학교 별로 취합해 한독상공회의소에 제출한다. 이후 모든 서류지원자를 대상으로 같은 날 동시에 필기전형을 진행한다. 시험은 학교에서 공부한 일반 자동차정비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된다. 필기전형이 끝나면 온라인을 통해 지원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앞선 세 가지 전형을 토대로 면접전형 대상자를 공지한다. 면접전형을 통과한 최종 합격자는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BMW그룹 코리아가 올해 8월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 9월 1일 메르세데스 벤츠코리 아와 BMW그룹 코리아 공식 딜러사에 신입직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왼) 수잔네 뵈얼레 한독상공회의소 아우스빌둥 매니저와 김영진 부장. (오) 학생 120여명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고영욱 BMW그룹 코리아 마스터 트레이너가 웅성거리는 학생들을 향해 말했다. “내신이나 필기시험 성적이 아우스빌둥 합격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보고 평가를 하니까요. 지금까지 공부를 소홀히 했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1~2학년이라면 지금부터 준비해도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본인 인생을 위해 3년을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3년을 투자하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에서 일하며 꿈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를 바랍니다.”

설명이 끝나자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국내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이수 후 독일에서도 취업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김영진 부장이 질문 내용을 통역하자 수잔네 뵈얼레가 독일어로 답을 했다. “지금 제가 한 독일어를 이해할 수 있으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곧 이어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난 뒤 취업한 회사를 잠시 다니다 이직해도 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고영욱 BMW그룹 코리아 마스터 트레이너는 이렇게 답했다.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기간은 없습니다. 본인 몸값을 올린 후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겨도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여러분들이 자부심을 갖고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왼) 아우스빌둥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 (오) 학생들의 태도가 진지하다



그 후 BMW그룹 코리아의 딜러사에 취업하면 BMW 차량을 살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학생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고영욱 BMW그룹 코리아 마스터 트레이너는 “당연히 해준다”고 짧게 대답했다.

아우스빌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학교의 반응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김승범 대전공업고등학교 자동차과 부장은 아우스빌둥에 대해 이런 소회를 밝혔다. “직접 학교로 찾아와 설명회까지 열어줘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학생들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현재 3학년 10명, 2학년 19명이 아우스빌둥에 지원을 한 상황입니다. (우리 학교는)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째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원한 2~3학년 학생들이 합격하고 나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더욱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지원 과정에서 합격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아우스빌둥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독일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이란…

독일의 직업환경은 중세시대 길드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현장 기술 인력을 기업 스스로 직접 양성하는 것이 오랜 전통으로 자리잡아왔다. 아우스빌둥은 2004년 독일 교육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직업교육에 관한 협의서를 채택하면서 본격화됐다. 아우스빌둥은 교육부나 교육청, 학교보다 기업과 독일 상공회의소(IHK)가 큰 부분을 담당한다. 현재 독일 기업의 절반 정도는 자체적으로 실습생 교육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기업은 실습장이 있는 별도의 직업교육센터를 갖추고 있다.

정부가 실습생을 많이 뽑는 기업에겐 지원금을 주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겐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우스빌둥의 참여 대상은 독일 보통학교인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와 실업학교인 ‘레알슐레(Realschule)’를 마친 5~10학년(대략 10~16살) 학생들이다. 아우스빌둥에 참가하기 위해선 학생 스스로가 산업체에 지원을 해야 한다. 이 때 노동청이 학생들의 산업체 선정에 도움을 준다. 몇몇 직업, 예컨대 상업분야는 최소한 중등1과정(중학교) 졸업을 요구하고 있다. 직업학생으로 계약하고 취업을 하면, 학생들은 그 후에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분야가 있는 직업학교에 등록을 한다.

아우스빌둥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직업학교와 기업을 동시에 다니게 된다. 일주일에 3~4일은 기업 현장에서 직무와 직접 연결된 기술훈련을 받는다. 실습생으로 일하면서 실무를 배우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직업교육 담당자나 교육학을 이수한 ‘마이스터(Meister)’가 직업교육생을 가르치게 된다. 회사와 학교가 가르쳐야 할 학습 내용은 직업 별로 법 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상공회의소와 기업이 조율해 개별 환경에 맞는 구체적인 직업교육 내용을 정하게 된다.

아우스빌둥에선 필수 이론 교육도 진행된다. 일주일에 1~2일 전공 관련 수업 뿐만 아니라 수학, 경영학, 독일어, 사회학 같은 일반 과목을 수강하게 된다. 대부분 직종에선 직업교육이 3년 혹은 3년 반 동안 진행되지만, 인턴십 경험이 있거나 경력을 인정 받은 경우에는 그 과정이 단축되기도 한다.

아우스빌둥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임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직업교육 기간 동안 보험(건강, 간호, 연금, 실업, 사고)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아우스빌둥에서 다루는 직종은 350여 개로, 제빵사, 미용사, 자동차 정비사, 치과기공사, 언어치료사, 사회복지사, 경찰, 은행원, 공무원 등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이런 직업교육을 받은 학생 수는 한 해 150만 명. 독일은 국내총생산의 0.4%에 해당하는 100억 유로 이상을 매년 아우스빌둥에 투입하고 있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가 말하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한독상공회의소 아우스빌둥 프로젝트 매니저인 수잔네 뵈얼레는 독일 튀빙겐 대학교(Universitat Tubingen)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BMW그룹에 입사해 중앙재무관리 부서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영업·판매 기획과 생산기지 관리 등 업무를 두루 수행했다. 그러다 2015년 전기차 i시리즈의 판매·서비스 프로젝트 총괄 업무를 끝으로 BMW를 퇴사했다. 그는 2016년 4월부터 한독상공회의소로 자리를 옮겨 아우스빌둥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한독상공회의소는 아우스빌둥의 도입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전체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독일 인증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실행할 수 있도록 독일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Q. 유럽 이외 국가로는 한국이 아우스빌둥을 처음 도입한 나라로 알려졌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A.
사실과 조금 다르게 전달된 듯하다. 중국이 3~4년 전부터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의 프로그램은 조금 다르다. 한국에는 독일 아우스빌둥 커리큘럼과 교육 시간이 거의 유사한 레벨A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독일과 100% 같을 수는 없다. 독일 노동법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할 없기 때문이다. 레벨A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초다. 정부 주도로 아우스빌둥을 도입한 중국과는 달리, 한국에선 기업 주도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민간 주도형으로 아우스 빌둥을 시작하기 때문에, 더 지속가능한 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한국에서 아우스빌둥의 필요성을 제기한 곳은 어디인가?
A.
한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 CEO들이 함께 모일 때마다 한국에서 좋은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좋은 인재 양성 방법을 고민하다가 독일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해 보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Q. 향후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다른 업종으로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올해 3월 한국 교육부와 MOU를 체결했다. 거기에 다른 산업 분야로 아우스빌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아우스빌둥의 특별한 점은 인력 수요가 있는 산업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력이 필요하다는 기업의 니즈가 우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에서 시작하는 아우스빌둥은 BMW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 재정 지원이 어렵다면 한독상공회의소가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론 한국에서 아우스빌둥을 활성화 시켜 가능성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Q. 한국 아우스빌둥 과정을 마치면 독일에서도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진짜 가능한 일인가.
A.
아우스빌둥은 독일에서 인증하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가능하다. 단, 한국에서 취득한 아우스빌둥 자격증을 검수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주 목적은 한국 학생들을 독일로 보내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 있는 독일 기업들에게 좋은 인재 육성 방법을 마련해 준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와 BMW그룹 코리아가 학생들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국내에 진출한 독일 기업만 한국 아우스빌둥에 참여할 수 있나?
A.
현재는 독일 기업만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으면 다른 대상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

Q. 아우스빌둥이 한국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A.
아우스빌둥이 100%, 아니 그 이상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은 청년 실업률이 매우 낮다. 나는 아우스빌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아우스빌둥은 산업계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위한, 기업에 의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Q. 한국에선 중장년층도 아우스빌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생각은 없나.
A.
장기적으론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와의 협업을 통한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재직자 교육에 대해 여러 정부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만약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면 교육 기간을 2년 정도로 줄여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겐 이미 직업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Q. 한국에서 아우스빌둥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려면 어떤 것들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우선 우리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대해 많이 알려야 할 것 같다. 아우스빌둥은 대학 교육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술적인 면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경제나 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계에는 반드시 기술자가 필요하다.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아우스빌둥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려면 기술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이 우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 아우스빌둥도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Q. 기술인에 대한 독일 사회의 인식과 배려가 어떤지 궁금하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기술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어떻다고 느꼈나.
A.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을 대학에 진학시키려 한다. 기술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독일처럼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가 아우스빌둥을 통해 기술인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를 알려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아우스빌둥은 자동차정비 분야로 시작하지만, 이들은 정비 기술만 배우는 게 아니다. 고객과 대화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우리는 서비스센터에서 필요한 사소한 기술들까지 모든 것을 가르친다. 현장 기술인들이 한국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는 걸 아우스빌둥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아우스빌둥과 마이스터(Meister) 제도

마이스터는 세계적인 기술 명장을 양성하는 독일 특유의 기능인력 제도다. 독일에서 마이스터가 되려면 짧게는 6년, 길게는 12년 가량 훈련을 받아야 한다. 3~4년간의 아우스빌둥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 시험에 합격하면,전문 기능인인 ‘게젤레(Geseller)’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이후 마이스터가 되기를 원하면, 약 350개 직종 중 선택 분야 현장에서 최소한 3년간의 훈련과 수업을 병행해야 한다. 전공 실기·전공 이론·교육학·경영학 4개 평가 시험을 통과하면 마이스터 자격증인 ‘Meister Brief’를 받게 된다. 독일에는 현재 350여 종의 마이스터가 있다. 독일에서 사람들의 안전, 생명과 직결된 40여 개 직업을 가지려면 반드시 마이스터 자격증을 따야 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