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시아중심문화도시 완성, 군 공항 이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27년째 개발 중인 새만금 사업의 신속한 추진은 모두 호남의 해묵은 과제다. 주요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호남의 숙원을 풀고 신성장 산업 육성을 지원해 호남을 지역 간 균형발전과 화합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특히 서로 자신이 ‘호남의 적통’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경쟁적으로 호남 발전과 소외 해소를 약속했다. 두 후보의 호남 공약에는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 △광주 군 공항 이전 △전북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추진 △서남권 해양에너지 복합발전플랜트 육성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차별화된 정책으로 문 후보 측에서는 나주 한전공대 설립과 서남권 해조류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안 후보 측에서는 유엔물류조달기지 광양항 유치와 미래 건축 연구개발(R&D) 육성을 통한 광주 스마트시티 조성을 내세웠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도 대체로 비슷한 모양새다. 광주의 신성장동력으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만 고령친화 신산업을 앞세웠고 다른 후보들은 모두 친환경 미래 자동차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전주를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로 키우는 방안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수용했다. 심 후보는 대신 문화수도로서 전북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전북에 청소년문화예술지원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남의 숙원사업인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호남 KTX가 경유하도록 하는 방안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유일하게 ‘신중 검토’ 입장을 내놨을 뿐 다른 네 후보는 모두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들은 1991년 착공 이래 여전히 개발 진척이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새만금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데에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 후보는 청와대에 새만금사업 전담부서 설치를, 안 후보는 연간 1조5,000억원 규모의 특별회계 신설을 약속했다. 심 후보만이 ‘새만금 민관합동검토위원회’ 설치와 새만금 해수유통사업을 대안으로 제시해 차별점을 보였다.
이처럼 후보들 간 호남공약에 큰 차이가 없는 이유는 주요 지역 공약이 산하 시도당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해 마련됐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 홍종학 정책본부장과 안 후보 측 김관영 정책본부장은 “기본적으로 각 지역의 의견을 중요시했다”며 공약의 구체성과 변별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만큼 지역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고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회간접자본 구축보다 신성장 산업 육성, 기존 사업 완료 등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에 더 무게를 뒀다”고 강조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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