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릿수 국방비 증액을 예고한 미국과 더불어 일본도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예산을 의결했다. 중국도 올해 최초로 국방예산이 1조위안(약 16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동북아 주요국들의 군비경쟁이 본격적으로 가열되고 있다.
28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7.6%로 낮췄던 국방예산 증가율을 올해 다시 두자릿수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군비확충에 박차를 가하는데다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 및 주변국들과의 마찰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두자릿수 증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만일 지난해 수준의 증가율만 유지해도 중국 국방예산은 지난해 9,543억5,000만위안에서 올해 사상 최초로 1조위안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국방예산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맞물려 지난 2011~2015년에 5년 연속 두자릿수 증액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지만 올해는 첨단무기 개발, 장비 현대화, 실전훈련 강화 등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부분이 많아 두자릿수 증액에 무게가 실린다. 권력 강화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국방예산에 대한 군부의 불만과 미 행정부의 군비확장 의지를 의식해 국방비를 대폭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국방예산이 30%까지 증액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실제로는 7.6% 증가에 그쳤고 중국 정부가 유동성 축소 움직임에 나서 올해도 예상외의 낮은 증가율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국방예산은 다음달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일에 공식 발표된다.
이에 앞서 일본도 사상 최대의 국방예산을 의결하며 군비증강에 나섰다. 27일 일본 중의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97조4,547억엔(약 978조5,000억원)의 2017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국방예산을 5조1,251억엔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710억엔(1.4%) 늘어 5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일본 전체 예산 중 국방예산의 비중은 5.3% 내외로 미국 등에 비해 낮지만 일본 내 다른 예산과 비교할 때 유독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교도통신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의 분쟁 가능성 등으로 방위예산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예산안에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미일 양국이 공동 개발하고 최근 시험발사에 성공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블록2A의 배치비용과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엇(PAC3)의 사정거리를 늘리기 위한 보수비용 등이 포함됐다. /베이징=홍병문기자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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