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회사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항공기 B787-9와 함께 데뷔전을 치렀다. 조 사장은 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새로운 기제를 발판삼아 “올해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고 직원의 행복과 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경영 포부도 밝혔다.
대한항공은 27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격납고에서 차세대 항공기 도입 행사를 진행했다. B787-9는 보잉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돼 꿈의 항공기로 불린다. 총 269석(일등석 6개, 비즈니스석 18개, 일반석 245개) 규모다. 보통 이 정도 항공기는 국내선이나 동남아·호주 노선에 투입된다. 하지만 B787-9 항공기는 탄소복합소재(50%)와 알루미늄 합금(20%) 등 신소재를 통해 기체 무게를 대폭 줄여 연비가 동급 대비 20% 더 좋다. 운항 거리는 인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갈 수 있는 7,000마일 정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장거리 전 노선에 바로 투입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객 수요나 항공 스케줄에 따라 항공기를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항공사 입장에서는 원가 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B787-9는 쾌적한 실내가 특징. 좌석 대부분이 일반석인 만큼 일반석에 신경을 많이 썼다. 기내 천장 높이가 253㎝다. 기존보다 7~15㎝ 높다. 창문 크기는 78% 커져 탁 트인 개방감이 인상적이었다. 좌석도 넓어졌다. 일반석은 앞뒤 등받이 거리가 33~34인치로 대형 항공기 A380과 비슷하다. 키 186인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앞에 주먹 두 개 이상 들어갈 공간이 남았다.
기내 기압과 습도·소음도 대폭 개선됐다. 비행 중 기내 기압은 백두산 높이(2,400m) 정도로 설정된다. B787-9는 지리산 수준(1,800m)으로 기압을 높여 피로감을 줄였다.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는 15~16%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B787-9 도입은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명품 서비스의 시작이다. 올해 5대, 2019년까지 총 10대 더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8월에는 ‘CS300’ 등 차세대 항공기 3종을 가져온다. B787-9는 3월 중순 김포~제주를 시작으로 6월 캐나다 토론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페인 마드리드 등 수요가 많은 곳에 투입한다.
이날 B787-9 기내에서 간담회를 진행한 조 사장은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의 중간단계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보잉 787-9는 좌석 수가 많지 않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같은 중간 좌석을 넣지 못했지만 앞으로 도입하는 항공기에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인천=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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