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통상 3년을 보장받던 은행장들의 임기가 2년으로 단축되는 추세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오늘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 2년으로 함영주 현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는데요.
올 초 연임이 결정된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2년의 짧은 임기를 받았는데, 당시 이 행장은 “잘하면 6년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실적으로 연임에 성공한 행장들인 만큼 본인들이야 자신감이 있겠지만, 문제는 짧은 임기의 행장들이 은행의 장기 성장 계획에 얼마나 신경을 쓸 수 있겠냐는 부분입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새 임기로 2년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최근 새로 선임된 시중은행 행장들의 임기는 모두 2년이 됐습니다.
앞서 신한은행 차기 행장에 내정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연임이 결정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도 2년입니다.
과거에도 2년 이내의 임기로 행장에 오른 경우가 없진 않지만, 그 때마다 전임자의 사퇴나 통합 출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이번 시중은행들의 행장 임기 단축은 특별한 사정없이 이뤄졌습니다.
다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지주 회장의 임기가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인데, 새 행장 임기가 1년일 경우 기존 회장이 행장을 선출해야 하고, 3년일 경우 차기 회장의 행장 인선까지 2년이나 걸리기 때문입니다.
과점주주 경영체제인 우리은행은 이사회에서 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경영 성과를 반기별로 평가할 계획입니다.
각각의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실적 제고를 위해 임기를 단축하고 은행장에 대한 지주 회장이나 사외이사들의 평가를 강화한 셈입니다.
그러나 평가 주기 단축이 조직의 장기 성장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 은행장들을 단기 실적에만 매몰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단기 실적주의로 자꾸 가기 때문에, (은행장은) 장기적으로 가서 장기 성장 이런데 기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연임할 때 엄격하게 평가해서 기간을 더 주는 게…”
또 지주 회장과 행장 임기가 겹치는 것을 피해 조직 안정을 꾀했다고 하지만, 은행 내부 계파 갈등 등 행장 교체기마다 발생하는 조직의 혼란만 더 잦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