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도 과천 코오롱그룹 본사 강당. 코오롱 임직원 200여명이 의자가 아닌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선천성 왜소증으로 키 102㎝ 몸무게 32㎏에 불과한 이금자씨를 이날 ‘특별 강연자’로 맞이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장애에도 비관하지 않고 버려진 종이컵을 수거해 모든 돈으로 9년째 장학금을 기부하며 ‘작은 거인’의 기적을 실천해 왔다. 그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든 종이컵은 무려 633만개. 무게만 21톤이 넘는다.
“보시는 것처럼 저는 키 1m의 작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1년 동안 곳곳을 다니며 수거해 모은 종이컵은 5t이나 됩니다. 버려진 종이컵이 장학금으로 쓰이는 것을 볼 때면 저처럼 작은 사람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이 씨의 가슴 따뜻한 얘기에 강연에 참석한 코오롱 임직원들의 가슴도 따뜻해졌다. 이날 강연은 코오롱그룹이 매주 수요일마다 개최하는 ‘성공퍼즐세션’의 올해 마지막 시간이었다. 임직원들은 이 씨를 배려해 바닥에 앉기를 자청했다.
이씨는 “버려진 종이컵 같던 내가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종이컵을 줍기 시작하면서 사람 대접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나를 사람답게 살게 만들어준 폐종이컵을 더욱 열심히 모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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